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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의례, 예배, 설교

[딜렘마] 한국교회 노령화와 장례문화 논의

[딜렘마] 한국교회 노령화와 장례문화 논의
1. 아마도 서울 경기 지역 다수 교회 평균 나이가 60세일 것이다. 어린이는 줄고 청년은 떠나는 반면, 50대가 되어 교회로 돌아오는 자들이 적지 않고 평균 수명이 늘면서 교회의 평균 연령은 상승하고 있다. .

2. 비록 85세까지 사는 이들이 늘어나지만, 60대 이상에게 묘지와 장례식 준비 등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대형교회에 다니는 60-80대는 부동산이나 현금을 상당히 소유한 중산층이나 상류층이다. 그들은 살아서 편한 아파트나 집에서 지내듯이 죽으면 비록 천국에 가지만 유골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장소에서 지내고 싶어한다. 그래서 공원묘지를 마련하는 교회가 많고, 호화스럽지는 않더라도 고급스럽게 꾸민 묘지나 납골당을 선호한다. 교회 부동산이 늘어나니 반대할 이유도 없다. 일부 수목장이나 자연장을 시도하지만 한계가 있다.

3. 화장이 80%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적절한 기독교식 장례 절차를 마련하는 일, 허례허식에 가까운 화환과 수의, 빈소 사용의 개혁(현재 빈소 사용, 수의, 접대비 등 장례비만 적어도 500-1000만원이 든다) , 기부문화 정착 등 논의할 게 많다. 의례--관혼상제--를 기독교화하는 데 아무리 많은 시간과 신학을 쏟아 부어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교회에 시급한 일이 무엇일까? 10년 후 교회를 살리는 일이 무엇일까? 타이밍이 중요하다.

4. 교회가 노령화되고, 청년층이 떠나고 유입되지 않으면, 결국 일본 불교나 한국 불교처럼 상장례와 제례를 위한 종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장례와 상례와 제례의 개혁은 필요하지만, 교회의 논의가 그 쪽으로 집중되면, 수목장이던 화장이던 교회장이던 기독교는 장례식 종교가 된다. 목사의 주요 임무가 장례식이 된다.

5. 즉 아무리 훌륭한 기독교식 상장례 문화를 위한 토론이라도, 아무리 좋고 중요한 이야기라도, 결국 기독교회가 노인 목회, 장례식 목회 위주가 될 수 있다.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 장례식이 된다는 말이다.

6. 상장례 개혁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논의가 지나치면 교회의 관심이 그쪽으로 가서 산 자보다 죽은 자를 더 관심하는 조선 후기 신유학이나 오늘날의 불교처럼 제사 종교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묘자리 찾는 풍수쟁이가 될 수 있다. 묘자리 탓하고 집터 따지는 풍수쟁이가 될 수 있다. 그들에게 부동산은 있으나 미래는 없고, 건물은 있으나 청년은 없게 된다. 조상 숭경이 잘못이 아니지만, 요즘 청년들이 제사를 원치 않듯이, 상장례가 중요하지만 그 논의에 관심을 기울이는 교회라면 청년들에게 매력을 줄 게 별로 없을 것이다. 장례식장 가듯이 잠깐 가면 되는 교회가 될 것이다.

교회가 병원으로부터 장례식을 가져오고 장례문화를 기독교화하면 좋겠으나 청년 목회, 어린이 목회, 차세대 목회, 대학생 목회, 노동자 목회, 30대 목회, 40대 목회 활성화를 함께 논의하지 않으면, 죽음을 가져올지 모르나, 삶은 가져오기 어렵다. 노인층은 지킬지 모르나 청년층은 끌지 못할 것이다. 이미 청년층은 어려우니 노년이라도 교회에 붙잡자는 뜻이면 ...... 어쩔 수 없다. 죽을 자들이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라.


(2019. 2. 7 옥성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