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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2010s

2018 이단(異端)에서 ‘端’의 의미

글자 한 자의 중요성: 이단(異端)에서 ‘端’의 의미

한국교회에서 이단을 설명할 때 그 한자(漢字)의 의미로 설명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단(異端)이란 다를 이(異), 끝 단(端)으로 하여 ‘끝이 다른’ 교리나 그 교리를 신봉하는 집단으로 설명한다. 즉 “이단이란 출발은 동일하였으나 어느 순간 정통에서 떠나 잘못된 길로 빠져 끝이 다른 사람이나 집단이 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잘못된 정의 때문에 그 동안 한국교회에서는 교리나 신학이 약간만 다르면 이단이라고 정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단의 ‘단’(端)은 끝부분(결론, 마지막)이 아니라 ‘단서’(端緖)라는 말에서 보듯이 실마리(출발, 시작) 곧 근본을 말한다. 우리가 잘 아는 맹자의 사단(四端)설을 보면 “惻隱之心仁之端也. 羞惡之心義之端也. 辭讓之心禮之端也. 是非之心智之端也.” (측은한 마음이 인의 근원이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의의 근원이고, 사양하는 마음이 예의 근원이고, 시비를 ...가리는 마음이 지의 근원이다.) 맹자는 이런 사단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며, 인간이라면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성선설을 주장했다. 인간 심성이 발현되는 실마리에 인의예지신이 있으므로 짐승과 근본이 다르다.

이제 성경으로 가 보자. 이단에 대해 언급하는 <요한일서 2;18-19절>

아이들아 지금은 마지막 때라 적그리스도가 오리라는 말은 너희가 들은 것과 같이 지금도 많은 적그리스도가 일어났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마지막 때인 줄 아노라. 그들이 우리에게서 나갔으나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하였나니, 만일 우리에게 속하였더라면 우리와 함께 거하였으려니와 그들이 나간 것은 다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함을 나타내려 함이니라.”


여기서 요한은 적그리스도에 속한 이단 집단이 외형은 비슷하나 그 뿌리가 적그리스도에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니라고 선언한다. 근본 뿌리가 다르기 때문에 전자와 후자의 차이는 짐승과 인간(맹자의 설명을 빌리자면)의 차이요, 적그리스도와 그리스도(요한의 설명)의 차이가 난다.

신천지와 같은 이단은 처음부터 그리스도 안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회 안에 몰래 숨어 있다가 양들을 훔쳐서 나간다. 그들은 같은 뿌리, 같은 영에서 출발했다가 어느 순간 샛길로 빠져 끝이 다른 이단이 된 것이 아니라, 첫 출발부터 근원부터 그 동기와 목표가 다른 집단이었다.

출발 지점에서는 1도 차이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달까지 가는 우주선을 그 각도로 잘못 쏘면 그것은 영원한 우주의 미아가 될 것이다. 출발선에서는 그것이 마치 미세한 차이로 보이지만 그 우주선 끝(端)이 향하는 목표지점은 전혀 다르다.

다시 말하면 우리 주변에서 신학의 끝 부분, 예를 들면, 교단 차이, 개혁주의와 복음주의(그 정의는 차후 문제), 은사 중지론과 은사 지속론, 인권 문제 등 때문에 서로 이단으로 몰아가는 ‘마녀사냥’이 있다면, 이는 ‘이단’의 ‘단’자를 오해한 것이다.

혹시 이단의 ‘단’자를 오해하는 분들이 있을 듯하여 적어 본다.

2015. 2. 28 ⓒ옥성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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