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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가톨릭, 1883년 이전

한국인이 쓴 첫 그리스도 강생론과 부활론, <主敎要旨>, 1799

정약종(丁若鍾 아우구스티노, 1760-1801년)의 <주교요지> (1799-1800년)는 한국 가톨릭 첫 교리서이자 변증론이다. 1801년 신유박해 때 본인, 가족과 형제들이 순교하고 유배당했다. 부활론은 순교론이었다. 

정약종 초상화
정약종 가계도

상하 편은 다음과같이 구성되어 있다.  

정리하면

상편: 창조주이신 천주의 존재와 천지창조 / 민간신앙 / 불교와 잡신 비판 / 천당과 지옥
하편: 천지창조 / 예수의 탄생 / 예수의 신성과 인성 / 예수의 활동과 기적과 죽음의 의미 / 예수의 수난 / 예수의 부활과 승천 / 최후의 심판 / 예수의 탄생과 수난의 의미 / 신자들에 대한 당부

책에 대한 소개는 다음을 보라.

http://www.clak.or.kr/ver2/pyungshindo/webzine59ho.php?ptype=view&idx=8080&page=1&code=pyshdo59

 

http://www.clak.or.kr/ver2/pyungshindo/webzine59ho.php?ptype=view&idx=8080&page=1&code=pyshdo59

신앙 선조를 움직인 한 권의 책한국 최초의 천주교 교리서, 정약종의 『주교요지(主敎要旨)』글·정리 이귀련 편집위원 정약종의 생애와 『주교요지』정약종(丁若鍾 아우구스티노, 1760-1801년)은 조선 정조 때의 학자로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의 셋째 형이다. 그는 1794년 말 중국인 주문모 신부가 입국하여 세운 평신도들의 교리연구 및 전교단체인 명도회(明道會) 회장으로서 천주교회를 위해 맹활약하였고,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로써 일생을 마쳤다. 성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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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탄생과 부활 부분만 보자

1. 예수 강생과 성육신에 대한 변증론

한국인이 저술한 첫 기독교 교리서, 순 한글로 저술된 첫 호교론적 변증론으로 1세대 천주교인들의 신학 이해 수준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텬쥬ㅣ 오직 하나히시니라"에서 보듯이 신 용어로는 '텬쥬'(天主)만 사용했다. 천주의 줄임말은 主였다. 한문 서학서가 중국 유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어려운 유교 용어가 많은 데 비해, 아우구스티노 정약종(丁若鍾)의 글은 되도록 유교 고전을 잘 모으는 농민들도 읽어서 이해할 수 있도록 저술했다. 

그러나 천주의 강생(성육신)과 같은 어려운 신학 주제에서는 어쩔 수 없이 유교의 성정론과 기독교의 삼위일체론과 성육신론을 논증해야 하므로, 일반 농민과 여성들이 읽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이는 당시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에 낯선 기독교 신학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관문이었다.   

다음은 예수 강생에 대한 당시 유교인의 의심에 대한 정약종의 변증론이다. 한국인들이 예수 탄생에 대해 어떤 의심을 했는지 알 수 있다. 탄생과 죽으심의 문제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영성(신성), 인성, 물성에 대한 논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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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천주께서 강생하신 의심을 밝힘이라

어떤 사람이 묻기를, "천주는 본디 시초가 없이 스스로 계신 이라 하는데, 어찌하여 한나라 때 어머니가 계시어 낳게 한 것이라고 하는가?"

대답하기를, 구세주 예수는 한 위(位)에 두 성(性)을 합하고 계시니, 하나는 천주성이요, 또 하나는 인성이라. 한나라 때에 어머니 뱃속에서 나신 이는 인성을 이름이요, 천주성은 무시로부터 스스로 계시니, 어찌 한나라 때에 모친이 있어 비로소 났다 하리요? 예수의 천주성은 성모의 아들이 아니요, 오직 예수의 인성으로만 성모의 아들이 되시느니라.

어떤 이가 또 묻기를, "예수는 인도(人道) 없이 나셨으니 어찌 된 일인고?" 대답하기를, 예수의 몸이 비록 사람의 몸과 같으시나, 천주성과 한 위(位)에 결합하셨으니, 그 몸이 천주의 존귀하심을 포함하여 받으신 지라, 천주의 존귀하심을 포함해서 받으신 몸이 어찌 인도로 말미암아 나시리요? 반드시 천주께서 친히 내신 것이요, 또 동신(童身)에 서 나신 것은 전능하신 천주되심이 나타나고, 성모의 태중으로 나심은 참 사람이신 증거이니, 그러므로 천주 성신의 전능으로 말미암아, 성모의 조촐하신 피로써 예수의 몸을 이루사 원조의 자손이 되시고. 우리와 같은 혈맥이 되시므로 원조의 지은 죄와 우리들의 지은 죄를 가히 예수 한 몸으로 푸실 것이요, 또 인도로 나신 몸이 아니므로 홀로 윈죄의 죄를 물들지 아니하여 계시니라. 

어떤 이가 또 묻기를, "지극히 높으신 천주가 지극히 천한 사람과 결합하여 계심이 어찌 마땅하리요?" 대답하기를, 천주와 사람이 서로 결합함으 로써 사람은 천주와 같이 높아지고, 천주는 사람과 같이 낮아지지 아니하니, 비유컨대 세상의 임금이 신하의 딸을 왕비로 삼아 배합하면, 그 여인의 낮은 것은 없어져도 임금의 높은 것은 높은 대로 있는 것과 같으니라. 

어떤 사람이 또 묻기를, "예수께서 죽으실 때에 천주성은 죽지 아니하시고, 응당 인성만 죽으셨거늘, 어찌하여 천주께서 죽으셨다 하는고?" 대답하기를, 천주성은 비록 죽지 않는다 하여도, 천주성과 인성을 합하신 몸이 죽으셨으니, 비유컨대 사람이 죽을 때에 그 영혼은 죽지 않고 육신만 죽되, 그 육신이 이미 영혼과 결합하여 한 사람이 되었으므로, 사람이 죽으면 말하기를 육신이 죽었다고 하지 않고 사람이 죽었다고 하는 것과 같이, 이제 천주 예수께서 사람의 몸과 결합하여 한 위가 되셨으니, 그 몸이 죽으심을 보고 천주께서 죽으셨다고 말함이 어찌 옳지 아니하리요? 

또 묻기를, "천주 예수께서 한 번 작은 괴로움만 받으셔도, 온 세상의 죄를 다 넉넉히 푸실 것이어늘, 어찌하여 만고만난(萬苦萬難)을 다 받으시어 죽기까지 하셨는고?" 대답하기를, 천주께서 죽으신 뜻이, 지극히 선하시니, 대개 천주께서 사람을 사랑하시는 마음이 무궁무진해서, 다시 더할 것이 없게 하려 하심이요, 또 천주께서 지극히 높으심과 사람의 죄가 지극히 중함을 보이고자 하심이요, 또 당신이 이미 사람을 위하여 죽기까지 하셨으니, 사람도 천주를 위하여 죽기를 사양치 말라 하심이라. 또 사람이 한 가지 죄만 있을 것 같으면, 당신이 한 가지 괴로움만 받으셔도 충분하련마는, 사람이 죄를 범하지 아니한 곳이 없기에, 예수께서 거룩하신 몸에 형벌을 받지 아니한 곳이 없으시니라. 또 예수께서 사람을 위하여 자기를 천주 성부께 제사하여 드려 희생을 대신하시니 희생이 죽지 아니하면 제사 드리는 예가 되지 못하므로 이와같이 예수께 서 죽음을 받으사, 그 죽으신 몸으로 성부께 제사를 드리시니, 천주 성부께서 그 제사를 받으사 사람의 죄를 완전히 용서하여 주시니라. 천주께서 강생하시기 전에는 사람이 염소나 양으로 천주께 제사를 받들더니, 예수가 세상에 내려오실 제 부귀한 집에서 나지 아니하시고, 양의 우리에서 나서 양과 같이 제물이 되려 하였으므로, 그 죽으실 때에 특별히 춘분 때에 염소나 양으로 천주께 제사드리는 날을 가리어 고난을 받고 죽으신지라. 이 죽으신 예를 기억하여 천주교에서 무궁세에서 무궁세에 이르도록 예수의 거룩하신 몸으로 천주께 제사하여 드리느니라. 

--------정약종의 주교요지는 중국 예수회 신부 Lodovicus Buglio(利類思, 1606-1682)가 쓴 <主敎要旨>(北京: 1668)와 크게 상관이 없다고 연구되어 있으나, 이 강생 부분을 보면 비슷한 부분이 있다. 예수회 신부들이 쓴 다른 한역 서학서들을 더 찾아서 비교해 보아야 할 주제다. 참고로 이사류의 주교요지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이탈리아 출신의 Bulgio 신부는 1676년 토마스 아퀴나스의 Summa Theotogica를 超性學要》으로 번역했다.]

        1) Creation 物有造物者 (fol. 1a5), 2) One Creator 造物者惟一 (fol. 3a6), 3) Creator and His Creation 造物者宰物 (fol. 4a3), 4) The Trinity 天主體一位三 (fol. 6a5), 5) Beginning of the universe and of mankind 天地人祖原始 (fol. 8a4), 6) Incarnation of the Lord of Heaven 天主降生 (fol. 11a2), 7) Human Soul is indestructible 靈魂不滅 (fol. 17b8), 8) Heaven and Hell 天堂地獄 (fol. 19a6), 9) Ten Commandments 十誡 (fol. 21a1), 10) Baptism 領洗 (fol. 21b7), 11) Confession 告解 (fol. 23a1), 12) Good government under Catholicism 主教治世徵 (fols. 24a6-26a8)

        6장 천주 강생에서 토론하는 세 가지 중국 유학자들의 의심은 1) 천주가 인성을 입어 육체를 가진 物이 되었으니 전능한가? 무능한 천주가 된 것이 아닌가? 2) 천주가 강생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다. 영성, 인성, 물성이 섞이면 안 된다. 3) 강생의 형세로, 처녀의 몸에서 태어난 예수가 과연 천주인가 확실하지 않다. 

이류사의 주교요지 원문과 번역문은 다음에 있다.  http://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02449654

2. 예수의 부활

예수의 죽음은 지극히 선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을 무궁무진하게 사랑하시기 때문에 인간의 되를 대신하여 죽은 대속적 죽음이다. 동시에 신자들은 그의 고난을 본받아 죽기까지 충성해야 한다. "천주가 사람의 몸과 합하여 한 위가 되셨으니, 그 몸이 죽음심을 보고 천주가 죽으셨다고 한 말은 옳은 뿐만 아니라, 예수께서 사람을 위하여 죽기까지 하신 것 같이 사람도 천주를 위하여 죽기를 사양하지 말라는 뜻이다."

예수의 부활은? "예수께서 죽으신 지 사흘 만에 부활하셨는데 예수의 다시 사신 몸은 세상에 계시던 몸과 달라 사람의 눈으로 볼 수가 없고 당신께서 사람들에게 보게 하신 후에야 비로소 볼 수 있다." (하편 3항) 동시에 그의 부활은 "본디 살게 마련하신 육신이 다시 살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하편 7항)

예수의 죽음과 하나된 신자는 그리스도의 부활과 한 몸이 된다. 그의 죽음심과 부활에 동참한다. 따라서 박해 중에서 두려움 없이 그리스도를 바라볼 수 있다. 예수의 승천은 예수의 지상 생활의 완성이다. 그를 따라 신자들도 순교해도 천국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