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샤프 부인(Alice J. Hammond Sharp 史愛理施, 1871.4.11.~1972.9.8)은 1904년 공주에 첫 여성 학교인 명선학당(明善學堂, 永明女學校 전신)을 설립하고 주변 시골에도 몇 개의 학당을 시작한 공주 지역 여성 선교의 어머니이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유관순(柳寬順, 1902.12.16.~1920.9.28)을 가르친 스승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1871년 4월 11일 캐나다 노바스코티아 Yarmouth의 Chebogue에서 출생한 ‘영국인’으로, 1900년에 북감리회 해외여성선교부 소속 선교사로 내한하여 이화학당에서 교사로 가르치면서 상동교회에서 부인들을 가르쳤다. 1903년 내한한 북감리회 소속 샤프(Robert A. Sharp) 목사를 만나 6월 30일 서울에서 결혼했다. 1904년 남편이 공주 선교지부 책임자로 임명되자 함께 공주에 내려와 정착했다.
샤프(Robert Arthur Sharp, 1872.3.18.~1906.3.5.) 목사사는 캐나다 온타리로 캐스토르빌(Castorville)에서 태어났다. 1887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 유니언선교사양성학교에 입학했고, 오하이오 오벌린대학(1900-03)을 졸업하고 교역자로 일하다가, 1903년 미국 북감리회 선교사로 내한했다. 그는 정동제일교회와 배재학당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10월 말 황성기독쳥년회(YMCA) 초대이사로 선출되었다. 1904년 감리회 공주 선교지부 책임자로 임명되어 아내와 함께 공주로 내려왔다.
샤프 선교사 부부는 공주 하리동 뒷산 언덕 일대를 구입하여 선교지부를 꾸미고 예배당(공주제일교회)도 마련했다. 샤프 목사는 남학생을 위한 명설학당(영명학교, 현 공주영명고등학교)을 개설하고, 샤프 부인은 여학생을 위한 명선학당을 개설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공주의 첫 근대 학교였다.
이듬해인 1905년 11월엔 하리동 언덕에 2층 붉은 벽돌집을 지어 이주했다. 공주 최초의 벽돌 양옥집이어서 많은 구경꾼들이 방문했다. 샤프 부부는 많은 방문객을 받아들여 집을 구경시키며 복음을 전하는 전도의 방편으로 삼았다.
샤프 선교사는 순회전도도 자주 하였는데, 공주를 거점으로 강경, 논산, 천안, 조치원 등에 전도했다. 그러다 1906년 2월 말경 논산 지방 순회 전도 중에 장티프스에 걸려 손도 쓰지 못하고 사망했다. 순회전도 도중 진눈깨비를 피해서 들어간 집이 하필이면 상여가 보관된 곳이었고, 전날 장티프스로 죽은 시체를 운구했던 상여를 만진 것이 화근이 되어, 1906년 3월 5일 34세의 젊은 나이로 별세했다. 한국에 온 지 3년, 공주에 정착한 지 1년 남짓밖에 안된 안타까운 순직이었다.
샤프 부인은 결혼 3년 만에 당한 사별을 슬픔으로 일단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8월 말에 뉴욕시 도착), 1908년 다시 한국을 섬기기 위해 공주로 돌아왔다. (1915년, 1929년 안식년) 이후 70세 은퇴 후에도 남아서 일하다가 78세이던 1939년 6월 일제에 의해 강제로 추방될 때까지 공주와 주변 여학교와 부인 성경학교에서 가르치며 여성 선교에 헌신했다.
남편과 사이에서 자녀를 얻지 못한 그는 어렵게 지내는 가정의 소녀들의 교육을 후원했는데, 이들 중에 유관순과 박인덕, 임영신, 노마리아, 전밀라 등이 있다. 샤프 부인은 논산읍내에 1909년 영화여학교와 진광남학교를 설립하였는데, 진광남학교는 1913년에 폐교되었다. 1928년에도 예배당을 세워 강경, 연산, 은진, 노성 지방을 순회하면서 사회복지활동, 유치원 설립 등의 업적을 남겼다.
1939년 9월 캘리포니아 파사데나 선교사촌에 은퇴, 정착하고, 1952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1972년 9월 8일에 101세로 영면, 파사데나의 납골묘원에 안치되었다.
1906년 샤프 목사의 무덤은 서양 양옥집 뒤편 언덕에 마련되었는데 아직도 영명동산으로 불리며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사진은 1922년 경 그의 무덤과 무덤 옆에 서 있는 샤프 부인이다. 늘 남편의 무덤을 보면서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충청도의 소녀들과 부인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했다. 충청도의 앨리스 사 부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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