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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2020s

2020 올해의 한국교회사 책

온라인서점에 들어가서 올해(2019년 12월- 2020년 11월) 나온 한국교회사 신간이 몇 권이 되는지 확인해 보라. 더 있겠지만 15권 정도이다. 그 중에서 "교회사" 분야로 국한하여 100위 안에 드는 책은 두세 권이 될까. 나머지는 모두 서구 교회사 책들이다.

이래서야 어찌 한국 교회가 방향을 잡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해방 이후를 다루는 본격적인 역사 연구서들이 나와야 한다. 올해는 한국전쟁, 북한교회사, 성서공회사, 통사 등 4권이 해방 이후를 다루었다.

그나마 손정도 목사 전기를 두 은퇴 학자가 출간하여 학계 체면은 지켰다. 3월에 나온 내 책은 세종도서에 선정되고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내가 쓴 <대한성서공회사 III, 1945-2002>는 비매품이지만, 1,2권에 이은 나의 30년 한글 성경 번역, 출판, 반포사 연구의 결산이다. 두 권 저서를 출판해서 감사한 한 해였다. 내년에도 두 권은 낼 생각이다.

40-50대들이 번역이나 논문을 넘어 저서와 연구서를 내야 한다. 한국교회사 책이 없어 한국교회가 바람따라 흔들리고 쇠퇴하고 있다. 교수평가를 위한 책이 아니라, 팔리는 책(독자들이 원하고 읽고 싶어하고 지금 문제에 답을 주는 책), 10년 이상을 연구한 연구서를 써야 한다. 일반 독자도 눈이 높다.

다른 분야에 비해 한국교회사 연구자가 너무 적다. "900만 신자"를 자랑하는(실제는 600만?) 한국 기독교가 한 해 한글로 자기 역사서 15권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영어는 올해 한 권이 나온 듯. 영어로 출판되는 중국교회사 책은 매년 30-40권이 넘는다.

자료집은 김승태 2권, 박형우 2권, 양명득 1권, 번역은 양명득 2권, 편집은 옥성득 1권 등이다.  

평년작은 겨우 된 듯하나, 여전히 부족하다. 한국 교회는 자신의 역사를 정리하지 않고 정체성 확립에 실패하여 수많은 이들을 가나안 성도로 실족시키고 있다. 연자 맷돌을 맬 각오로 역사 정리에 나서야 한다. 

사진은 무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