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되는 말] 唯我獨尊
1. 유아獨存이 아니다. 세상에는 나만 있는 게 아니고 뭇 사람이 함께 더불어 산다. 이웃 없이 내가 없다. 묵자의 겸애 사상에서 말하는 天下無人(천하에 남은 없다 = 모두가 내 몸과 같다), 곧 이웃 사랑을 전제하는 말이 유아독존이다.
2. 유아독高가 아니다. 다른 사람은 을이 아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하다. 교인 한 명은 헌금하는 기계가 아니다. 노동자 한 명은 일하는 부품이 아니다. 부목사는 1년용 소모품이 아니다.
3. 유아독종이 아니다. 내 고집대로, 내 뜻대로 해 놓고 하나님의 뜻이라고 우기는 독종이 아니다.
4. 유아독尊이다. 내가 나를 높이지 않으면 남도 나를 깔본다.
원래 이 말은 인도 불교의 경전 디가니카야(Diighanikaaya)에 나오는 다음 말에서 왔다.
"세상의 우두머리는 나.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존재는 나.
세상의 가장 앞선 존재는 나.
이것은 나의 마지막 생이다.
더 이상의 환생은 없다."
그런데 한자로 중국 대승불교가 번역하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이 세상에 오직 나만이 존귀하고 삼계가 고통 속에 있으니 내가 마땅히 평안케 하리라.")로 짐짓 오역했다.
5. 내 안에 眞如와 佛性을 바라보고 깨달았을 때 한 말이다.
6. 그런데 중국 대승불교에서 대중을 가르치고 구제하기 위해 삼사라(samsara 환생)를 강조하고, 하화중생을 강조했다. 윤회와 환생은 진리를 가르치기 위한 일종의 upaya(方便)이다. 진여를 보도록 동원된 수단인 손가락이다. 내 안에 있는 불성을 깨닫게 하는 방법이었다.
7. 부처의 오리지널 가르침은 더 이상 환생은 없다. 현생이 마지막 생이다. 여기서 승부를 걸어라. 지금이 마지막 시간이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는 바로 나이다. 이 마지막 시간, 세상의 무엇보다--돈보다, 힘보다, 2만 명 교회보다--귀한 나의 존재를 깨달을지어다라고 가르쳤다.
8. 예수도 창고에 먹을 것을 가득 채워 놓은 부자가 편히 먹고 쉬자고 자만할 때, 경고했다. "부자여, 오늘밤 주께서 네 영혼을 부르면 쌓아 놓은 보물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 천하보다 내 영혼이 귀하다. 유아독존이다.
9. 그래도 사람들은 은 30냥에 영혼을 판다. 가롯유다는 은 30에 스승인 예수를 팔았다. 그러니 오늘 한 장로가 金 하나에 표 하나를 판다고 놀랄 일이 아니다. 한 목사가 노회장 자리 하나와 표 하나를 바꾼다고 해서 비난만 할 수 없다. 노회 재판국에 쌓여 있는 소송건이 수십 건, 한 건 당 천 만 원만 받아도 한해에 1억이 넘게 들어오는 판국에, 총회 재판국원이 되면 주머니에 들어오는 金이나 자리가 얼마랴?
10. 그래도 유아독존. 천하보다 내 영혼이 가장 귀하다.
"Here I stand; I can do no other. God help me."
2017년 8월 12일 옥성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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