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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의례, 예배, 설교

주일이나 수요 저녁 예배 때, 왜 주기도문으로 폐회했을까?

1. 초기에 사용한 한문 문서들--예배 순서와 진행 방법 설명이 들어가 있는 문서들

초기 한국장로교회 예배 모범서는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서를 따라 만들어진, 중국 교회의 <禮拜模範 Forms of Worship> (上海, 美華書館, 1877) 을 따랐다. The American Presbyterian Mission Press가 출간한 <교회정치>, <예수교요리문답>, <예수교요리대문답>, <교회권징조례>, <혼상공례> 등이 모두 웨스트민스터 문서를 번역, 편역한 것으로 중국과 초기 한국교회에서 사용되었다. (참고, 옥성득, <한국기독교 형성사> (2020), pp. 561-562.) 

한국 감리교회는 처음부터 미국 감리교회의 <도리와 장정 The Book of Descipline>을 번역한 <미이미교회 강례>를 사용했는데, 푸조우(복주)에서 활동한 초기 선교사 매클레이와 올링거가 한문 문서를 한국에 소개했다. (참고, 양주삼 역, 『도리와 장정』. 경성: 조선야소교서회, 1919.) 장정 안에 있는 예배 순서를 따랐다. 이어서 1901년 올링거(Franklin Ohlinger) 목사가 편찬한 한문 <牧師之法 Nippert's Pastoral Theology> (福州, 美華書局, 1901)을 널리 사용했다. (참고, 옥성득, "초기 한국 북감리회의 선교 신학과 정책: 올링거의 복음주의적 기독교 문명론을 중심으로," <한국기독교와 역사> 11 (1997년 7월): pp. 7-40.)

2. 한국에서 발간된 문서들--예배 순서와 진행 방법 설명이 들어가 있는 문서들

1919년 Charles Allen Clark (곽안련), <牧師之法 목사지법> (Pastoral Theology), 경성: 朝鮮耶蘇敎書會

1933년  Charles Allen Clark, 『牧師必携』 (Handbook for Pastors). 경성: 朝鮮耶蘇敎書會,  

1938년 Charles Allen Clark, 『牧師必携』 (Handbook for Pastors). 경성: 朝鮮耶蘇敎書會,  2판. 이후 1953년 5판, 1957년 7판 출간.

이 들 중 1938년 판과 그 이후 판본은 널리 사용되어 1950년대에 널리 사용되었다. 따라서 현재 한국 (장로) 교회 예배 형식, 순서, 진행 방법은 이  『牧師必携』를 따르고 있다.

이 책에서 주일예배는 지금처럼 축복(축복기도: 축도)로 마친다. 목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일 저녁예배는 다음과 같이 설교(강도) 후에 주기도문을 하고 이어서 축도를 함으로써 폐회하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 옥성득 소장 <목사필휴>

주일저녁예배: 설교(강도) 후에 바로 주기도문과 축복으로 예배를 마친고 있다. 

ⓒ 옥성득 소장 <목사필휴>
ⓒ 옥성득 소장 <목사필휴>

3. 잠정 결론

1910년 이전 1세대에는 개교회에 목사가 거의 없었다. 목사가 없는 상황에서 (장로교회의 경우) 조사나 영수, 장로가 설교를 했다. 설교 후에 축도를 할 수 없으므로 대신 주기도문으로 대신 했다. 

그 전통이 남아 1930년대 이후 지금까지 많은 교회들이 목사가 없는 경우 축도 대신 주기도문을 했다. 목사가 있는 교회라도 주일이나 수요 저녁예배, 혹 금요 철야예배 등의 경우 목사가 설교하면  설교 후 주기도문-축도를 했고, 목사가 아닌 전도사나 장로만 참석하여 설교한 경우, 설교 후에 주기도문으로 폐회했다. 평신도만 참석하는 구역 예배나 성경공부 모임도 그런 관례를 따라 대개 주기도문으로 폐회했다. 

초기 한국교회가 선교사(목사) 없이 자급, 자전, 자치하는 회중 교회 전통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목회자 없이 평신도만 모여서 예배했다. 이때 목사만 할 수 있는 축도는 할 수 없었으므로, 대신 주기도문을 함께 드리고 예배를 마쳤다.

다시 말하자면, 목사의 축복 '기도'(목사만 할 수 있음) 대신 평신도끼리 모였을 경우 주'기도'로 폐회했다. 언제부터: 한국 개신교 초창기부터. 어떤 교회: 선교사나 목사가 있는 station 제외 거의 모든 개교회에서 회중들이 모여 주일낮, 주일저녁, 수요저녁 예배를 주기도문으로 폐회했다. 주일 낮 예배 때 설교 전에 사도신경을 암송하고, 폐회는 주기도문으로 했다. 이것이 왜 중요? 한국 장로교회가 가진 회중교회 전통(<-- 네비어스 정책에 따른 3자 교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