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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의례, 예배, 설교

국기에 대한 경례

[1948년 7월 대한민국의 이념과 국기경례]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태극기 게양을 강조하고 국기하강식도 실시했다. 태극기와 애국심은 귀하지만, 선용되기보다 국가주의에 의해 악용된 경우가 많아 다수의 사람들이 우려했다.

1948년 이승만 정권은 다른 신생국들처럼 국가 생존과 건설을 위해 파시즘 권위주의를 채택했다. 일견 기독교 정권이니 자유민주주의니 하지만, 주된 국가 이념은 안호상(문교부장관)과 이범석(국무총리) 노선에서 채택한 일당 독재(영구 정권) 권위주의였다. 미국은 냉전체제에서 소련과 중국을 저지하기 위해 안-이의 청년 조직을 적극 후원했다. 기독교계에 적산 재산을 준 것은 일종의 당근을 준 것이며, '기독교 국가' 운운은 립 서비스에 불과했다고 볼 수 있다.

 

파시즘의 한 기제가 국기에 대한 최경례(사이케이레이 最敬礼)였다. 1948년 7월 국회는 국기에 대한 최경례를 강제하는 법을 만들었다. '최경례'란 일제 말 파시즘 체제가 채택한 것으로 일장기에 90도 허리를 숙여 절하는 것이다. 1945-48년 미 군정기에는 성조기와 태극기에 최경례를 하도록 했다. 이를 1948년 새 정부에서도 계속 하려고 국회가 법을 정했다.

그러나 일장기 경례, 동방요배 최경례, 신사참배의 쓰라인 경험이 있던 기독교 세력은 이에 강력 반대했다. 다음은 이기혁, “국기경례에 대하여” <기독공보> 1948년 7월 7일에서 가져 왔다. 

國家란 ‘眞’이란 基礎 우에 建立하지 않으면 永遠萬代에 福業을 期치 못할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眞理입니다. ‘國旗敬禮’가 愛國的이오 祝福의 原理라고 하면 日本이 웨 亡하였겠읍닛가? 日本처럼 國旗에 誠意껏 敬禮하며 强調한 나라가 세계에 어대 있읍닛가? 國家의 盛衰興亡은 國旗敬禮에 있는 것이 안입니다. 日本이 우리 民族을 日本化식히려는 方法 中 最大手段이 神社參拜를 强要식혓든 것이며 또 이 目的을 達成키 위하야 國旗敬禮를 몬저 實施식혓든 것입니다. ...

고신측 교회나 보수적인 개신교인의 반대로 결국 군인은 거수 경례, 일반인은 국기를 주목하고 가슴에 손을 얹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참고 http://pckworld.com/news/articleView.html?idxno=25357. 보라.]

하지만 국기로 상징되는 국가주의의 정신이 바뀐 것은 아니었다. 모든 교실마다 태극기를 걸었고, 국기 게양식과 하강식을 실시했다. 나중에 ‘국민' 교육헌장과 함께 ‘국기'에 대한 맹세가 더해졌다. '국' 때문에 '민'이 고초를 겪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의 국기에 대한 경례는 다른 나라에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일제시대에 강요된 의례였기에, 지금도 반감을 가진 자들이 있다. 영화 <국제시장>를 보면 1970년대엔 부부가 싸우다가도 국기 하강식 음악이 나오면 말다툼도 멈추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표했다. 그 시절에는 그런 애국적 의례를 통해 '국민'을 통합하고 나라를 건설할 필요도 있었다.

지금은 대한민국 국기를 보면 (비록 태극기 부대로 인해 찜찜한 이들도 있겠지만) 자긍심과 애국심을 느끼게 되고, 필요할 때 가슴에 손을 얹어 경의를 표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국기를 보며 (특히 외국에서) 국가에 대한 애국심과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끼도록 만든 것은 정치가들이 아니라 우리 일반 국민들이므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못할 이유가 없다. 국기와 국기에 대한 경례의 의미도 변하고, 그 의미를 우리가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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