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제/문서, 성서, 번역

덕혜입문

올해(2022년) <덕혜입문> 번역본이 김현우, 서신혜, 이고은 공역으로 새로  출간되었다. 한국 기독교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은 내가 2006년 영문 논문으로 소개했고, 그것을 <한국기독교형성사>(2020), 575-579쪽에 수정하여 실었다.

초기 한국개신교(와 중국 개신교)에서 가장 널리 읽힌 책(전도문서)의 하나가 그리스피 존(Griffith John 楊格非, 1831-1912)의 <德慧入門>(한문 초판 1879년)이다.  Gate of Virtue and Knowledge라는 책명에서 보듯이 기독교 교리와 자연과학을 통해 예수교에 입문하도록 했다. 존의 글을 문서 조사인 션즈싱(沈子星, 1825-1887)이 유려하고 쉬운 문리체(淺문리)로 바꾸어서 출판했기 때문에 문장의 풍(風), 혹은 풍미를 중시한 중국 지식인들이 선호하는 책이었다. 

한국에서는 언더우드가 번역한 초판이 1915년에 나왔으며, 게일이 개정한 번역본이 1927년에 예수교서회에서 출간되었다. 언더우드는 일찍 이 책을 장별로 번역하여 소책자로 출간했다. 언더우드가 번역한 다음 책이 그리스피 존의 저술이다.

1889: <제세론>, <속죄지도>

1890: <성교촬리>

1891: <권중회개>, <상제진리>

1893: <중생지도>, <신자소득지진복>

1894: <인가귀도>, <복음대지>

1895: <대주지명>, <구세진주>, <경세론>

따라서 1895년까지 한국 선교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한문 전도소책자의 저자는 그리피스 존이었다고 하겠다. 아래 <덕혜입문>의 18장 차례를 보면, 어느 장을 언더우드가 1895년까지 번역했는지 알 수 있다. (10장, 11장, 12장, 16장, 17장)   

7장만 보면 다음과 같다. 제 --> 상제, 신 -->진신, 주--> 천주, 부-->천부처럼 중국에서는 일반적 명사에 수식어를 붙여서 상제, 진신, 천주, 천부 등을 새 기독교 용어로 사용했다. 한국에서는 하느님 대신 하나님을 사용해 왔다. 주라고 해도 되고 천주라고 해도 되지만, 주(lord)와 천주(God)는 다르다. 하나님에는 이들 한문 용어들과 하느님에는 없는 삼위일체성이 있다. (참고, 옥성득, <한국기독교형성사>, 153-161; 176-178.)  

초기 한국 개신교인들은 그리피스의 소책자와 한문으로 된 이 책을 읽고 개종했으며, 1910년대, 1920년대까지 기독교에 대한 입문서로서 이 책을 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