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1920년에 발간된 <백목강연>을 첫 설교집으로 치지만, 올링거 목사의 영어 설교집 Franklin Ohlinger, Thought, Words, Deeds and Other Sermons (Seoul: Trilingual Press, 1893)이 1893년 배재학당의 한미화활판소에서 출판되었다.
이 책에서 “Hope for Mission” 설교 한 편을 보자. 초기 내한 선교사들의 설교 수준을 보여주는 설교다. 이런 설교를 서울유니언교회에서 선교사와 외국인 앞에서 전했다.
본문은 사도행전 10장 욥바--유대교 정통 종족주의에 사로잡힌 요나가 생각나는 바닷가--에서 베드로가 꿈을 꾼다. 온갖 더러운 것을 먹으라는 주의 음성에 베드로가 "절대로 안 됩니다, 주님. 저는 일찍이 속된 것이나 더러운 것은 한 번도 입에 대어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주님은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만드신 것을 속되다고 하지 마라." 라고 말씀하신다. 베드로는 더러운 동물을 세 번이나 못 먹겠다고 한 후 꿈을 깬다. 그리고 첫 이방인 로마 백부장 고넬료를 만나 자신도 사람이라며, 그에게 세례를 주면서 고백한다. "하나님은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아니하신다."-- "나는 하나님께서 사람을 차별대우하지 않으시고, 당신을 두려워하며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면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다 받아주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베드로는 제2의 요나가 되어 이방인을 그리스도인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올링거 설교의 요지는 넷이다. 그 근본에서 인류, 인간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1. 이교도(타종교인)도 우리처럼 그리스도를 믿을 수 있다.
2. 아시아인은 종교적이다.
3. 아시아인은 문학과 경전을 높이고 깊이 공부한다.
4. 아시아인은 헌신과 희생을 가치 있게 여긴다.
19세기 말에는 이교도/아시아인/한국인도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가 문제였으나, 이 설교문의 "선교의 희망"이라는 정신을 확대하면, 오늘은 더 세분되어 사회 약자와 소외자와 차별받는 자가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 즉 그들에게 교회가 사랑으로 다다갈 것인가가 문제다.
이방인/아시아인 대신 여러 차별 받는 무리의 사람을 넣어보자. 한국교회는 1890년대의 정신으로 돌아가, 오늘 선교의 희망을 위해 어떤 정신이 필요한지 궁리하고 깨달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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