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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 교수의 글 /역사에 대한 단상

한국기독교사 공부 전망: 장단점과 어학 준비

한국교회사를 전공하려는 후배들에게

한국기독교 역사를 공부하는 장단점과 어학 준비

1. 장점
(1) 기존 연구가 별로 없어 한 20년 정진하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제대로 하면 30년 만에 세계적인 학자가 될 수 있다.

(2) 한국교회가 점차 고령화되고 역사가 길어지면서 연구 주제와 일반교인의 수요가 늘고 있다.

(3) 한반도+ (중국 + 일본 + 미국+ )이라는 공간에서 발생한 근현대 역사는 세계인들도 흥미를 느낄 주제가 많다.

(4) 통일 시대에 남북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중요한 고리가 기독교이고, 해방 이전 북한 기독교 역사이다.


2. 단점
(1) 학문 수준이 낮다: 기존 연구 부족으로 세계 기독교사나 중국 기독교사에 비해 그 수준이 낮아,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려면 그쪽 학자보다 배가의 노력을 해도 불가능하다. 역사학은 벽돌 쌓기이다. 한 명의 천재가 100명을 먹여 살리는 구조가 아니다. 그쪽엔 자료와 이야기와 학자가 넘쳐서 엄청난 이야기를 풀어내고 최고 수준의 책들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쪽엔 영어로 수준이 되는 학술서를 낸 학자는 전무한 실정이다. 1도 없다.

(2) 언어 공부가 부담스럽다: 개신교 역사만 하더라도, 읽을 수 있는 언어로 고전 한문과 일본어가 필요하고, 말하고 학문적 글쓰기를 해야 하는 언어로 한국어와 영어가 필요하므로, 일본 교회사나 중국 교회사에 비해 어학 준비에 시간이 많이 든다. 가톨릭 교회사를 하려면 불어+ 한문이 필수적이다.

(3) 학자 공동체가 없어 고립되어 있다: 현재 활동 중인 학자들 사이에 공동체 정신이 약하고 세계 교회사 학자들과의 연대도 허약하다. 30-40대 학자들이 별로 없는 것도 문제.

결국 20대에서 미래의 한국기독교역사를 책임질 청년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역사의식 + 어학준비(영어 + 한문이나 일본어)로 도전할 이들 10명만 있어도 한국교회사 학계가 바뀔 것이다.


참고

3. 어학 공부 기초

[한국기독교사 공부를 하려는 이들을 위한 어학 자습 과정]: Th. M. 마칠 때까지 끝낼 것. 석사 때까지는 어학이 더 중요하다.
1945년 이전을 공부할 경우 필요한 언어는 한문, 영어, 일본어, 불어(천주교사 위해)뿐만 아니라 사실상의 외국어에 해당하는 19세기의 한글과 20세기 초 국한문을 읽는 실력이 필요하다. 물론 공부하는 시기가 해당하지 않으면 건너뛸 수 있다. 해방 이후만 한다면 국한문, 영어, 일본어 정도가 필요할 것이다.

1. 고전 한문 

     4서(논어, 중용, 대학, 맹자) 1회 번역, 논어 '학이편' 외우기 
2. 19세기 한글

    한글 천주교 가사(1권), 동학의 <용담유사>, <예수셩교신약젼셔> 요한복음(1882) 1독 
3. 19세기말-20세기 초 한글

    <독립신문> 1년 치, 신소설 5권, <성산명경> 1독, <죠션크리스도인회보> 사설 2년치, <그리스도신문> 사설 2년치 1독 
4. 20세기 초 국한문

   <황성신문> 사설 5개 번역, <매일신보> 1911-12년 사설 5개 번역, <海西敎案査覈使報告書> (1901) 5쪽 번역 
5. 일본어

   <朝鮮の統治と基督敎>(1920) 1독, 번역 
6. 영어

    <윤치호 일기> (영어본 6권) 1독, 백낙준, History of Protestant Missions in Korea (1929) 1독
7. 불어

     Dallet, Histoire de l’Eglise de Corée (1874) ‘서론’ 1독,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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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한다면 중국 기독교사와 연결시켜 연구할 경우는 당연히 현대 중국어가 필요하다. 1890-1920년 일본어는 지금 일본어와 다른 부분이 많으므로 현대 일본어 공부한 후에 별도 공부가 필요하다. 


(2017. 7. 12 옥성득)


황성신문, 1908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