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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 교수의 글 /일반 단상, 광고

설날 덕담

설날에, 2019년

 

 

맥베스와 햄릿을 외우고 읽다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국사학과 3학년으로 편입했다. 선경장학재단의 한학 3년 과정에 선발되어 매주 토요일 4시간씩 4서 3경 강을 바치고 읽고 번역했다. 이광호 선생님께 배웠다. 첫 학기에 논어를 다 외웠다. 4학년 올라가기 전 결혼을 했다. 3년째는 신학교에 입학한 첫 해였는데, 마지막으로 주역을 읽었다. 토요일을 그렇게 보냈다. 

주자 주석과 함께 읽었다. 어려웠다. 동양 최고의 철학서요 영성서인 주역을 신학교 1학년 때 읽은 것은 적절했다. 칼뱅주의와 신유학이 만나야 하지 않겠는가!

주역을 배우다 보면 야매로 점을 치는 법을 배운다. 동전의 앞은 양, 뒤는 음으로 해서 한개나 3개를 여섯 번 던져 6개의 효를 만들고, 64괘의 하나가 그 순간의 점괘가 된다. 설날이니 심심풀이로 한 번 해 본다. 지난 신정 때는 58번 兌가 나왔고, 오늘 설날에는 14번 大有가 나왔다. 조심할 때이다.^^

다 야매요 재미다. 인터넷을 찾아 한번 해 보시라. 야매로 주역점 치는 법 이런 것. 동아시아 2000년의 집단 지성이 만든 지혜를 잠시 맛볼 수 있다.

역경(Book of Change)은 지혜의 책이므로 좋은 괘가 나온 자에게는 반드시 겸손하고 자세를 낮출 것을 주문하고, 나쁜 괘가 나온 자에게는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 

인생사란 장기 마라톤이므로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구즉궁의 순환이 지속된다. 잘 되다 보면 위기가 온다. 위기는 변화를 부르고, 변하면 break through할 수 있고, 박차고 벽을 뚫고 나가면 문제가 해결되고 즐거움이 지속된다.

한국교회가 窮에 빠졌다. 회개와 대안 마련으로 變해야 할 때이다. transformation, renewal, change 하면 통(소통, 유통, 바람도 통하고, breakthrough) 할 수 있다. 궁즉통이 아니라 변통론이다. 올해 전반기엔 변화가, 후반기엔 猪돌적 돌파가 일어나길 기대한다. 산돼지 해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