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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과학과 기독교

1935 <아빙돈단권성경주석>

The Abingdon Bible Commentary, 1929



미국 감리회 계열의 아빙돈 출판사에서 1929년에 출판한 단권 성경주석서이다. 성서고고학과 성서비평학을 수용하여 다양한 교단의 학자들이 복음적으로 저술했다. 저자들은 미국, 캐나다, 오스트리아, 인도 등 각지에서 연구 활동하던 여러 교파 소속 66명의 학자들로서, 복음주의 바탕에 다양한 시각과 함께 초교파적인 주석으로 성서비평학과 성서고고학의 내용을 일부 수용하여 작성했다. 발간 후 미국과 유럽에서 감리교회 뿐만 아니라 장로회, 루터회, 성공회, 침례회 등 개신교회에서 우수한 주석서로 인정하여 설교와 성경 연구에 널리 사용하였다.

한글역 <아빙돈단권성경주석>, 1935

1934년 한국개신교회 선교 50주년을 기념하여 번역하고 신생사(新生社)에서 1934년 12월에 인쇄하였다. 감리회 신학자이자 교육국 총무였던 유형기 목사가 중심이 되어 감리회의 양주삼, 정경옥, 김창준, 전영택, 변홍규, 송길섭 등이 번역에 참여하고, 장로회에서는 송창근, 김재준, 채필근, 한경직 등이 참여하면서, 당시 개신교회 주요한 신학자와 목회자들 52명이 번역하였다.

장로회의 근본주의자인 박형룡 등이 이 주석서가 고등비평을 수용한 자유주의 신신학의 주석서이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1935년 9월에 열린 제24회 총회에서는 아빙돈 주석은 장로교 교리에 위배되는 점이 많아, 구독을 금지하고, 집필에 참여한 장로교 학자들에게 공개적인 사과를 하도록 결의하였다. 결국 장로회는 이 주석서를 사용하지 않고 고등비평을 배격하면서, 이후 1970년대 초까지 보수적인 장로교단인 합동과 통합은 학문으로서의 신학, 곧 성서 고등비평은 신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았다.

창세기 1-2장의 해석

다음은 창세기 서론 마지막 부분이다 (p. 219) 이어서 1장부터 주석이 나온다.

현대 학자들은 지구의 나이나 지구와 해, 달, 별의 관계 등 천문학이나 동식물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은 최근 과학 서적에 가서 물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창세기 저자는 그러한 과학적 지식을 주기 위해 1-2장을 쓴 것이 아니다. 1-2장에서 과학적이고 역사적인 정보를 얻으려면 거의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없다. 1-2장은 과학적 지식을 위해 쓴 글이 아니라, 고상한 종교적 진리를 주기 위해서 썼기 때문이다.


한국 감리교회와 일부 장로교인들은 1935년부터 <아빙돈단권성경주석>을 읽었다. 장로교인 중에는 아직도 90년 전에 나온 아빙돈 주석 정도도 수용하지 못하는 신학적 지체(遲滯)를 보이고 있다. 그러니 학문과 지성이 없는 맹목적 신앙에 빠져 목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하나님의 말씀인 줄 알고 맹종하고 있다.

창조과학은 90년전 근본주의의 변형일 뿐이다. 한국 장로 교회의 신학이 퇴행하면서 젊은이들이 떠나고 있다.

옥성득, 2018.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