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안과의사인 공병우 씨가 3벌씩 가로쓰기 한글 타자기를 발명하면서 한글 타자기 실용 시대가 열렸다.
그 전에 1913년 이원익이 개발한 최초의 타자기가 있었으나 실용화되지 못했다. 언더우드 2세도 발명하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1927년 뉴욕에 유학하던 송기주가 타자기를 만들었으나 상품화되지 못했다. 송기주는 계속 한글 타자기를 연구하여 1933년 Underwood-Elliott-Fisher Co.와 합작으로 42개의 키로 구성된 타자기를 $65에 출시했다. 그런데 문제는 가로로 찍고 세로로 읽는 타자기였다. 따라서 실용성이 떨어져 별로 이용되지 않았다. 1933년 송기주 타자기에 대한 보도를 보자.
모양은 영어 타자기를 그대로 닮았으나, 이 송기주 타자기의 결정적 단점은 한글을 세로쓰기로 읽었다는 점이다. 당시 책이나 신문이나 잡지는 모두 세로쓰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었으나, 만일 송기주가 영어처럼 가로쓰기를 시도했다면, 획기적인 발명품이 되었을 것이다.
새로운 일을 시도할 때 어떤 플랫폼, 어떤 패러다임으로 시도하느냐가 중요하다.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것이 현실과 맞지 않는 것일 수 있지만, 때로는 시대를 도전하고 다른 길을 갈 때, 새로운 물꼬가 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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