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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1920s

호떡 기자, 1923

1923년 2월 <개벽>에 실린 "평양 만필" 후반부이다.

지방지방에 나가보면 소위 호떡 신문기자라는 것이 흔하다. 그것은, 무슨무슨 신문지국의 기자라는, 명함을 가지고 단니면서, 호떡 굽는 데로나, 다니면서, 사건탐방한다는 의미이다. 작년 11월 경의 일이다. 平壤의 박모라는 청년이, 일시 유혹에 빠저서, 명예상 불이익하게된 어떤 사실을 원고지에 젹어가지고 當者인 박모에게 가서, 50원을 주면, 암암리에 무더 바리겟다고 한 신문기자 박모가 잇섯다. 그 때에 박모는7650원을 거절하엿다는대 수일 후에, OO일보 제 3면에, 美人計詐欺賭博이라는 題下에 사실의 몃 배를 늘여서 게재된 일이 잇섯다고 한다. OO일보 平南支局의 기자라는 간판을 내여노코, 그대의 사실을 내이는 것이 조흐냐, 안내이는 것이 조흐냐. 50원을 주면 요젼에 阿某의 사건을 30원 바다먹고, 쓸어처버린 實例과 하가지로 스러처버리지요.라는 威脅인지, 愚脅인지를 피우든, , 鄭昌德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아무개라고 부르건, 이는 군의 불행이라고만 할 수 업는 일이다. OO일보 平南支局 경영자, 支局長이나, 통신주임 그들의 불찰이지, 支局經營者察不察 여부도 논할 바 아니다. 이는 OO일보사에 失色이다. 히 보증금 몃 백원 밧고, 支局長이니, 무엇이니 하는 무슨 상점의 특약점 모양으로 터주는 그 허물이 크단 말이다. 젹던지, 크던지 신문사이면, 전 사회와 유기체적 연락을 취하는, 가장 지식계급의 활약일 것이다.내 기관의 지방의 주인 노릇할 支局經營者영리 목적으, 보증금 幾百圓에 일삼지 말라. OO일보사에게 충고하는 말이 그 말이다. 남의 신문사 기자까지, 애꾸진, 손상을 밧지 안케, 좀 똑똑한 위인으로써, 시골의 기자일 망졍, 선택하기를 바란다. 이 기회를 이용하야, 한 가지 더 말할 것은, 비단 OO일보이고, 다른 신문사 당국자까지도, 平壤을 위하는, 平壤을 대접해서라도, 그 따위 호떡기자를 내세우지는 못할 일이오. 또한 자기네 에 체면을 생각헤서라도, 그런 점에는, 특별한 취급을 하여야 하리라 한다, 操弧界에서, 공갈이나, 협박가튼 惡德行事者에게, 간판을 팔아먹는 죄악이, 操弧界, 대하야 얼마나 크다고 말할까? (가슴 압흔 事實談, 더해 무엇할고)77

조호계(操弧界)란 언론계(言論界)를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현재 국어사전에 없는 말이다. 조호(操弧)란 활을 잡는다는 뜻이므로,  사회 문제에 대해 활을 쏘듯이 비판하고 문제의 핵심을 적중시켜야 하는 신문 잡지의 역할을 말한 듯하다. 

호떡기자란 호떡을 파는 시장바닥에 나가서 남의 비리나 캐고 그것을 빌미로 공갈 협박하여 돈을 뜯거나 사건을 부풀려서 가짜 뉴스나 보도하는 사이비 기자를 말한다. 

1920년대 초에 사이비기자들이 성행했다. 전국지 4개, 잡지 13-14개가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하면서 운영되고 도시마다 지국들이 난립하자, 남의 뒤나 캐어서 공갈 협박하고 가짜 뉴스를 만드는 기자들이 양산되었다. 지금도 한국 교계에는 신문, 방송, 유투브 등을 통해 호구지책으로 호떡집을 기웃거리는 기자, 유투버들이 부지기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