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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 교수의 글 /단어 공부

여호와, 야훼, 야웨?

[한글 성경 번역 야사] 1

공동번역은 개역의 '여호와'를 '야훼'로 음역했다. 번역과 달리 음역은 쉽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크리스토스냐 그리스도냐, 요안네스냐 요한이냐, 토마스냐 도마냐 처럼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런데 1970년대 문익환 목사 등 공동번역 번역자들이 히브리어 יהוה (영어: Yahweh)를 음역할 때, h가 묵음인 것은 당연히 알았다. 그런데 왜 '야웨'로 하지 않고 '야훼'로 했을까?

'야웨'로 음역하면 그 발음이 '野外'와 유사하기 때문에, 당시 그 음역을 처음 듣는 교인들은 하나님을 들판이나 운동장이나 시골 등으로 오해할 수 있었다. 따라서 번역자들은 보통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즉 이해성을 높이기 위해서) 야웨 대신 야훼를 선택했다. 50년 전에는 바른 선택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 성서학자들이 h가 묵음이니 야웨로 바꾸자고 한다. 그러면 하나님의 이름을 개명해야 하는 큰 일이 일어난다. 사람이나 회사 이름 하나 고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 자칫 잘못하면 사단이 난다. 곧 개역이나 개정개역의 여호와만을 지지하는 여호와파, 공동번역이나 기존의 야훼를 믿는 야훼파, 그리고 새로 만든 야웨파가 난립하게 될지도 모른다.^^

한편 한문 성경은 여호와를 耶華和로 표기했다. 한국교회도 초기에는 야화화로 썼다. 영어의 Je보다 耶로 시작하는 게 히브리어 발음에 가까우니 Jehovah보다 더 나은 음역이었다. 耶로 시작해야 예수耶蘇와 같은 계열이 되고, 영어는 Jesus-Jehovah처럼 Je로 시작해야 같은 어군이 된다. 아무튼 예수-야훼로 음역한 한글은 두 분이 다른 분처럼 느껴진다. 여호와-여호수아-여수라고 하면 통일성은 있다. 야훼-여호수아-예수하면 아무런 통일성이 없다.

번역도 어렵지만 음역도 쉽지 않은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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