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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1880s

<알렌의 일기>, 오역 주의

뉴욕 공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던 알렌 문서가 한국에서 디지털화되어 무료 공개되었다. 25년 전 그곳에 가서 직접 마이크로필름으로 복사하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 연구자는 집에 앉아 원문은 물론 대부분 번역된 문서를 볼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이 문서 가운데 알렌의 일기 1-4부는 김원모 박사의 노력으로, <알렌의 일기> (단국대학교출판부, 1991)로 출판되어 있다. 30년 전 이 책이 나옴으로써 개화기 연구에 큰 기여를 했다.  영어 원문을 독해해서 수록하고 역주도 풍부하다. 다만 개신교 관련 용어나 번역에 오류가 많아서, 연구자는 조심해야 한다. 아래 1885년 4월 6일과 10일자 두 페이지만 그 예로 소개한다.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부부가 4월 5일 제물포에 도착했을 때, 알렌 의사는 제물포 항에 나가서 그들을 환영했다. 그러나 푸트 공사는 갑신정변 이후 여전히 정세가 불안하므로 임신한 아내를 데리고 서울에 오려는 아펜젤러의 입경을 거부했다. 독신인 언더우드만 서울에 오고, 아펜젤러 부부는 나가사키로 돌아가야 했다. 그런데 4월 5일 오후 3시 인천 항에 도착한 선교사는 이들 세 명(아펜젤러 부부와 언더우드) 외에도, 미국공리회(American Board of Commissioners of Foreign Missions: 미국회중교회 해외선교회) 일본 지부에서 한국 선교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 방문한 두 명의 선교사인 목사 테일러(Rev. Wallace E. Talyor, MD, 오사카 거주) 의사와 스커더(Rev. D. Scudder, MD, 니이가타 거주) 의사도 있었다. 

그런데 아래 이원모의 책을 보면 다음과 같이 오역을 했다. "미국 선교본부 소속 두 사람"이 아니라 "미국공리회 소속 두 사람"(two men of  the American Board)이고, "유망한 인물"이 아니라 "탐사하러 온"(who are prospecting)이다. Mr. Underwood는 언더우드 박사가 아니고 언더우드 목사이다. '의사'를 '박사'로 번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사가 더 좋다.

어제 저녁 일본에서 언더우드 목사미국공리회 소속 두 사람과 함께 우리 집에 왔다. 탐사하러 온 테일러 의사와 스커드 의사이다. 

Yesterday evening Mr. Underwood came to us with two men of the American Board from Japan. Drs. Taylor and Scudder who are prospecting.

이어서 나오는 4월 10일자를 보자. 이곳에도 미국공리회를 미국선교본부로 잘못 번역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본문에 있는 아펜젤러 가족을 맥클레이 가족으로 잘못 영문으로 옮기고, 그에 따라 번역도 매클레이 부부가 아직도 제물포에 있다고 한 것이다. 이 경우 영문은 아래처럼 수정하고, 번역도 아래처럼 수정해야 한다.

두 명의 미국공리회 남자들은 어제 돌아갔다. 아펜젤러 부부는 아직도 제물포에 있다. 우리는 아펜젤러 부부를 ...

The two American Board men returned on yesterday. The Appenzeller family are still at Chemulpo. We would like very much to invite them up to stay with us, bu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