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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하나님론

1897년 독립신문의 종교론과 하나님론

1897126일자 논설은 여러 종교를 비교하면서 애니미즘을 야만의 종교로, 우상의 종교인 불교, 일부다처제의 종교인 이슬람, 정치학과 윤리학인 유교, 조상과 짐승을 섬기는 어리석은 풍속인 일본 신도는 반개화의 종교라고 비판하고, 그리스도교 안에 구교와 신교와 희랍교가 있지만 신교 국가가 가장 개화되었다고 서술했다. 이 논설은 당시에 유행하던 야만·반개화·개화라는 문명 3분설을 채용하여 한 나라의 종교에 따라 개화 수준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ᄋᆡ푸리가에 잇ᄂᆞᆫ 야만[野蠻]들의 교ᄂᆞᆫ 산과 물과 불을 위ᄒᆞ고 혹 ᄇᆡ암과 큰 즘승들을 두려워 귀신으로 위ᄒᆞ며 아셰야 셔편에ᄂᆞᆫ 모화메든 교가 잇서 그 교에서ᄂᆞᆫ 하ᄂᆞ님을 텬부로 ᄉᆡᆼ각은 ᄒᆞ되 모아메든이란 사ᄅᆞᆷ을 하ᄂᆞ님의 ᄉᆞ신으로 위ᄒᆞ며 교당에셔 녀편네ᄂᆞᆫ 드리지를 아니 ᄒᆞ고 교를 ᄀᆞᄅᆞ치지도 아니ᄒᆞ며 ᄒᆞᆫ 사나희가 여러 계집을 다리고 사ᄂᆞᆫ 거슬 허ᄒᆞ며 [중략] 대개 반야만들이요 혹 반ᄀᆡ화된 나라들도 있더라 불교ᄂᆞᆫ [중략] 일홈만 불교라 ᄒᆞ지 실샹인즉 석가여ᄅᆡ가 ᄀᆞᄅᆞ친 교가 아니요 인형을 ᄆᆞᆫ드러 노코 어리셕은 ᄇᆡᆨ셩을 속여 돈을 ᄲᅵᆺ자ᄂᆞᆫ 쥬의가 되얏스니 [중략] 죠선과 쳥국셔 공ᄌᆞ교가 잇스나 공ᄌᆞ교ᄂᆞᆫ 교라 닐흘 거시 아닌 거시 다만 졍치학과 슈신졔가ᄒᆞᄂᆞᆫ 법과 치국ᄒᆞᄂᆞᆫ 법과 ᄒᆡᆼ동거지를 말ᄒᆞᆫ 학문이라 [중략] 공ᄌᆞ교 ᄒᆞᄂᆞᆫ 나라들은 다만 쳥국과 죠션인ᄃᆡ [중략] 반ᄀᆡ화[半開化]국 자리에 잇더라 일본은 불교 외에 신교ᄒᆞᄂᆞᆫ 거시 잇ᄂᆞᆫᄃᆡ 이 교에셔ᄂᆞᆫ 젼일에 유명ᄒᆞᆫ 쟝관들과 놉흔 학문 잇던 이들을 위ᄒᆞ며 혹 여호를 위ᄒᆞᄂᆞᆫ ᄃᆡ도 잇스니 당쵸에 교라고 ᄒᆞ잘 것도 업고 어리셕은 풍쇽일네라 [중략] 구미 각국에셔ᄂᆞᆫ 모도 크리씨도교를 ᄒᆞᄂᆞᆫᄃᆡ [중략] 구교와 신교와 희랍교가 대쳬ᄂᆞᆫ ᄀᆞᆺ흔거시 [중략] 크리씨도의 교를 착실히 ᄒᆞᄂᆞᆫ 나라들은 지금 셰계에 뎨일 강ᄒᆞ고 뎨일 부요하고 뎨일 문명ᄒᆞ고 뎨일 ᄀᆡ화[開化]가 되야 하ᄂᆞ님의 큰 복을 닙고 살더라

용어 문제와 관련해 이 논설이 중요한 것은 하ᄂᆞ님을 고유명사가 아닌 일반명사 용어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슬람교가 천부로 섬기는 하나님을 알라로 칭하지 않고 하ᄂᆞ님으로 칭했다. 나아가 하ᄂᆞ님 단어가 나오면 행을 바꾸어 첫 단어로 높이는 대두법(擡頭法)을 채용하여 하ᄂᆞ님파를 적극 지지했다. 대두법은 로스 역본이 채용했으나, 서울 선교사들이 전도문서나 성서를 출판할 때 포기했던 것을 독립신문이 다시 채택하여 하ᄂᆞ님을 유일신 용어로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