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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하나님론

주시경과 한 하나님

주시경과 게일 어원적 유일신을 하ᄂᆞ님을 새 용어로 만들다

1900게일(J. S. Gale)은 하ᄂᆞ님에 대한 새로운 어원적 연구를 소개했다. 서울의 한글 학자인 주시경(周時經, 1876­1914)과 함께 국문(國文)을 연구하던 게일은 토론을 통해 한국인들의 하ᄂᆞ님 이해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주시경은 1896년 배재학당의 학생회인 협성회(協成會)의 찬술원으로 피선되어 이승만 등과 함께 순 한글 「협성회회보」를 편집하면서 한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어서 「독립신문」 교정원으로 일하면서 한국어와 한글을 연구하기 위해 신문사 안에 국문동식회(國文同式會)를 결성했다. 주시경은 「독립신문」 1897년 9월 25­26일자에서 문법 통일과 사전 편찬을 제안했다. 그는 1898년 6월에 배재학당 만국지지 특별과를 졸업한 후 국어 문법을 더 연구하기 위해 배재학당 보통과에 입학했다. 1898년 독립협회의 만민공동회 사건으로 이승만, 서상대, 이동녕, 양기탁 등과 함께 투옥되었다가 황제의 특사령으로 11월에 석방되었다. 1898년 12월 31일에 『대한국어문법』의 초고를 집필했다.

1899년에 남대문 안에 있는 제국신문사에 입사하여 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1900년 2월 상동교회 부설 상동청년학원(야학)에 국어문법과를 개설했는데, 이 때『대한국어문법』 원고를 교재로 사용했다.

1900년 6월에 배재학당 보통과를 졸업할 때, 아펜젤러 목사의 집례로 세례를 받고 감리교에 입교했다. 따라서 게일이 주시경을 만나 한국어를 함께 토론한 1899년 말이나 1900년 초에는 그는 믿기 시작한 초신자였다.

1900년 게일은 하나님의 새 어원적 의미를 소개했다.

주시경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의 신은 크신 한 분으로 하ᄂᆞ님으로 부르는데, ‘하ᄂᆞ’는 일(一)을 의미하고 ‘님’은 주, 주인, 임금을 의미한다. 한 크신 창조주가 하ᄂᆞ님이다. 우리는 그를 천지공사(天地工事)와 연관시키고, 영원한 창조주인 ‘조화옹’(造化翁)으로 부른다. [중략] 우리는 하ᄂᆞ님은 ‘지공무사(至公無邪)하시다’, ‘거룩하시다’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 인생이 호소할 수 있는 최후 법정이다.” --J. S. Gale, “Korean Ideas of God,” MRW (September 1900): 697.

상동청년학원 교사 주시경은 하ᄂᆞ님의 어원에 하나’()의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게일은 이 해석을 받아들이고, 하ᄂᆞ님을 주재하시는 한 분, 영화로우신 한 분, 위대하신 한 분, 그 한 분유일하신 위대한 창조주로 소개했다. 최고신인 하늘의 주’(하느님)로부터 유일신인 한(One)-크신(Great)-주(Lord)’(하나님)로 하ᄂᆞ님을 변형시킨 이 어원적 재해석은 한국 용어문제에 전환점이 되었다.

거의 모든 개신교 선교사들과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1903년까지 이 새로 만들어진 유일신 하ᄂᆞ님을 받아들였고, 이를 지금까지 한국 개신교의 공인된 하나님 용어로 사용해 왔다.

주시경은 ‘訓民正音’이나 ‘國文 대신 1913년 경 하나의 위대하고 바른 글의 뜻인 한글’이라는 용어도 만들었는데, 이는 그의 하ᄂᆞ님의 어원 해석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1900년부터 한국 개신교가 사용한 하ᄂᆞ님은 하늘의 초월성(heavenliness), 위대성(greatness), 유일성(oneness)을 동시에 가졌으며, 창조주(creator)요 주재자(ruler)로 이해된 새 용어(neologism)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