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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1940s

1948 대한민국은 한반도의 유일한 민주적 합법적 정부

국사 교과서 왜곡 논란, 무엇이 사실인가

[옥성득의 역사시론] 1948/50년 유엔총회 결의로 본 대한민국 정부

http://www.acropolistimes.com/news/articlePrint.html?idxno=1916
2013년 11월 06일 (수) 16:31:40 아크로폴리스

UCLA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옥성득 동문(영문 79/국사 84)이 다음 글을 아크로에 기고해오셨습니다. <편집자 주>

* * * * *

한반도의 유일한 민주적 합법 정부

최근 명지대 강규형 교수의 글 "歪曲 국사 교과서 修正 거부해선 안 돼"가 <문화일보> 10월 23일자에 나오고, 이에 대한 반론으로 서울대 박태균 교수의 시론 "유엔의 48년 ‘유일 합법정부’ 승인: 38도선 이남인가, 한반도 전체인가"가 <한겨레신문> 10월 30일자에 실렸다. 나는 이 주제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지만, 문제가 되는 1950년 10월 7일자 유엔 총회의 문서 "VII. Resolutions Adopted on the Reports of the First Committee: 376 (V). The problem of the independence of Korea"를 캐나다 맥마스터대 송재윤 교수로부터 얻어서 자세히 읽고 그와 다른 한 두 사람과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한 후 다음과 같이 정리하게 되었다. 도움을 준 송교수에게 감사를 표한다. 전문가의 반론이 있으면 경청하고, 내 해석에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겠다.


1. 문서 376 (V)의 선언 부분

1948년 12월 12일 유엔 총회는 남한에 대한민국 정부가 합법적으로 수립되었다고 선언했는데 그 내용은: 대한민국 정부는(1) 한국의 그 부분(남한)에 대한 실효적 통치권과 관할권을 가진 합법적 정부이다[a lawful government (the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having effective control and jurisdiction over that part of Korea.] (2) 유엔이 승인하고 그 지역(남한) 주민의 자유의지가 표현된 민주적 선거에 의해 수립되었다. (3) 따라서 한국의 유일한 민주적 합법 정부이다. (and that this is the only such government in Korea.)


이를 해석하면 1948년 8월에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는 비록 북한 지역에 대한 통치 관할권은 없지만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민주 정부라는 뜻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9월에 성립된 북한 김일성 정부는 UN이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합법적 정부가 아니라는 선언이다. 논쟁의 핵심은 영토나 관할권의 범위가 아니라, 정부의 민주성과 합법성이다.


그런데 현행 한국사 교과서들은 유엔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38선 이남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선언했다고 서술해 왔다. 이는 사실의 왜곡이므로 수정해야 한다. (강규형 교수의 주장이 타당하다.)


혹자는 이를 “대한민국 정부는 한반도 전체 통치권을 가진 유일한 합법 정부가 아니었다.”라고 교묘하게 비튼다. 이는 1항의 관할권과 합법성을 혼합한 결과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 유일 합법 정부가 아니다”라는 서술은, 아무리 그 전체 내용이 문법적으로 타당하다고 해도 (예, “서울시는 남한 전체를 관할하는 유일한 특별시가 아니다.”라는 서술처럼) 그 중간에 어떤 말을 끼워 넣어 부정적인 의미를 강조하는 말일 수밖에 없다. 1948년 12월 유엔이 승인한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 지역에 대한 실효적 관할권은 없지만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적 민주 정부였다는 사실을 애써 축소하려는 정치적 의도나 역사적 현재주의가 반영된 왜곡된 주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박태균 교수의 시론 제목도 이에 해당하는데, 합법성을 인정한 후 관할권으로 합법성을 가리는 질문을 한다. 박 교수가 글의 제목에서 48년의 문제를 제기했다면 그 해당 연도의 문서와 그것을 다시 언급하는 376(V) 문서가 나온 50년 10월 상황에서 그 문건들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밝혀야 했다. 그 이후의 역사를 가지고 소급 적용하면 오류다.


물론 1991년 9월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이후 현재 한반도에는 유엔이 인정하는 합법적인 두 개의 정부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사실과 1948년과 1950년에 대한민국이 한국의 유일 합법 정부라는 사실은 별개의 문제이다.

 

1950년 유엔 총회장 모습

 


2. 문서 376 (V)의 권고 사항들

이는 1950년 6월 북한의 남침으로 전쟁이 발발 후 1950년 10월에 열린 유엔 총회의 권고 사항으로, 한반도에 민주적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한 유엔의 역할을 규정하는 내용이다. 1950년 10월 현재 남한의 대한민국만이 민주적 선거에 의해 합법적 정부를 수립했으므로 향후 유엔의 감시 하에 한반도 전역에 걸친 민주 정부의 수립을 성취하려는 계획을 담고 있다. 권고안 B, C, D항을 보자. (이 부분 정리는 송재윤 교수의 글에서 상당 부분 인용했다.)


B: 주권 국가 한국에 통일된 독립적이고 민주적인 국가를 세우기 위해 유엔의 감시 아래 선거를 포함한 모든 구성적 조치를 취한다. C: 남과 북을 포함한 한국의 모든 부문과 인민의 대표 단체들은 유엔 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평화의 회복과 선거를 통한 통일 정부의 형성에 참여할 것을 권고한다. D: 그런 목적(완전한 민주 통일 정부)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한반도 지역을 제외한 다른 어떤 곳에도 유엔군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B항에서 "the sovereign State of Korea"란 남북을 포함한 주권 국가 코리아, 지리적으로 한반도 전체를 말한다.


C항은 남한에는 이미 선거를 통해 합법적 정부가 들어섰으므로, 앞으로 바로 그런 방식에 의해 남북이 모두 참여해 선거를 통한 민주적 통일정부를 세우기를 권고한다. 이는 1950년 10월 현재 유엔이 인정한 한반도 내에서 유일 합법 정부인 남한은 그 관할권이 38선 이남에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남한 정부 수립의 방식대로 한반도 전역의 주민이 참여하는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완전한 통일 정부를 수립한다는 안이다.


D항은 9월 28일 서울을 수복한 유엔군은 10월에 38선을 넘어 북한에 진격했고, 이 항은 유엔군이 한반도와 북한에 주둔하는 이유를 밝힌다. 곧 민주적 선거에 의한 합법 정부가 성립되지 못한 지역인 북한에 주둔하면서 한반도 통일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규정한다. 이는 전쟁을 일으킨 북한의 김일성 정부는 비민주적/비승인 정부이며, 남한의 대한민국 정부만 합법적 정부라고 천명한 것이다. 당시 유엔은 공식적으로 중화인민공화국조차 합법적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는데, 1945년에 채택된 유엔 헌장에서 볼 때 침략 전쟁을 일으킨 북한은 합법적 정부일 수가 없었다. 위의 권고사항 외 한국의 통일과 전후 복구에 대한 계획도 담겨 있으나 쟁점이 아니므로 생략한다.


3. 결론
현행 한국사 교과서 7종은 유엔이 1948년 12월 “대한민국 정부는 38선 이남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선언했다고 서술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므로 다음과 같이 수정해야 한다. “UN은 1948년 12월에 대한민국 정부를 한반도의 유일한 민주적 합법 정부로 선언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전쟁이 도발한 후 UN은 10월 총회에서 이를 재천명, 결의하면서 유엔군이 민주적인 합법 정부가 없는 38선 이북 지역에 주둔하는 목적을 한반도에 하나의 민주적 통일 국가를 수립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이를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옥성득(영문 79/국사 84, UCLA 기독교학 교수)


관련 글 링크:

명지대 강규형 교수-歪曲 국사 교과서 修正 거부해선 안 돼 (문화일보 10월23일)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102301073937191002

서울대 박태균 교수-유엔의 48년 ‘유일 합법정부’ 승인: 38도선 이남인가, 한반도 전체인가(한겨례신문 10월30일)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09167.html

유엔 결의문 원문 (클릭하면 PDF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