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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 교수의 글 /일반 단상, 광고

두 유형의 교인

두 가지 컴플렉스에 걸린 한국 교회

교회에는 메시아 컴플렉스(messiah complex)와 착한 아이 증후군(good child syndrome/complex)에 걸린 자들이 많다.



1. Good Child Complex
착한 아이라는 말을 듣기 위해 자신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한다.
= 거절을 잘 하지 못한다. 화를 잘 내지 못한다. 남에게 싫은 소리를 못한다. 
= 따라서 교회의 비리를 보아도, 사회의 구조적 악을 보아도 침묵한다. 설교나 교회 교육이 체제에 순응하고 위에 있는 권위에 복종하는 "착한 아이"를 양산해 왔기 때문에, 신앙의 공공성과 사회 정의 문제에 대해 외면하거나 침묵하도록 만들었다. 설교에 '아멘'만 하게 하는 교회는 한국교회 뿐이다. 20분 설교에 아멘만 열 번 이상 자동으로 나온다. 



2. Messiah Complex

착한 아이 증후군과 달리 이 증세는 자신이 구세주가 될 운명이라는 신념에 충만해 있다. 비록 자신은 힘들고 손해를 보고 희생하고 잠을 못 자고 일해도, 그 일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돕고 교회와 사회를 개선하고 있다고 믿는다. 내가 망해 가는 교회를 구하리라. 썩은 사회를 구하리라. ... 내면에는 점점 불행이 자라고 있지만, 오늘도 나는 지구를 구하러 집을 나서고 있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그래서 사소한 잘못은 용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족 복음화를 위해서 학력 위조나 세탁이 뭐 대수냐, 논문 표절도 하는데 설교 표절은 애교가 아니냐, 교회 건축을 위해 약간의 불법을 문제 삼으면 배수진을 치고 영적 전쟁을 하겠다. 등등. 일종의 과대망상증이다. 그래서 조울증에 걸리고,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목회자 중에 특히 이 증후군 환자가 많다.


전자는 조용히 있고, 후자는 방방 뛴다. 전자는 남이 시키는대로 하지만, 후자는 혼자 다 한다. 전자의 순응적인 "착한 사람"은 거절하는 법, 정당하게 화를 내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남 듣기 좋은 소리만 하지 말고, 완벽주의를 버려야 하며, 남과 다르게 사는 법, 자신에게 충실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착함" 뒤에 자신을 숨기지 말아야 한다.


후자의 인물은 일을 나누어 하고 협력해서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모세가 메시아 콤플렉스에 빠져 히브리 노예들을 해방시키겠다는 거대한 꿈을 품고 저질러 놓은 일은 동족을 괴롭히는 애굽인 한 명을 죽이고 도망자 신세가 된 것뿐이었다. 그가 광야에 양을 치며 하릴 없이 세월을 죽인 후 깨달은 것은 일을 나누어 하는 법이었다. 체제 전복 전에 먼저 자신을 전복하여 철저한 무능의 광야 세월 40년을 경험해야 한다. 시내산에 올라가 율법을 받고 그 법을 지키는 법치를 배워야 한다.  


교회 교육은 건전한 자아상을 가진 '개인'을 만들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오직 은혜로' '오직 믿음을 통해' 구원 받은 거듭난 인간이 있을 때, 건전한 교회가 된다. 행복한 개인이 행복한 가정과 교회를 만든다. 그것이 바로 루터의 기여였다.


한국 교회 교인들은 너무 착하다. 착한 아이 컴플렉스를 빨리 극복해야 한다. 
한국 교회 목사들은 너무 뻔뻔하다. 메시아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착한 아이들의 아부에 둘러싸인 메시아적 목회자는 제왕처럼 군다. 비판하는 목소리를 참을 수 없다. 

대형 교회마다 메시아가 있지만, 한국 사회는 더 타락하고 있다. 

작은 교회마다 잠재적 메시아들이 꿈틀대고 있다. 이무기들이 용이 되려고 한다. 

허나 용이 되기 전에 물이 마르면 등용(登龍)은커녕 먹을 개구리 한 마리 없을 것이다.  

세례요한이 그리운 시절이다.

(옥성득)

#옥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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