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새며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주님의 위로를]
2012년 12월 2일. 밤 1시이다.
지난 몇 시간 동안 올라온 페북의 글들을 보니 새벽 3시, 4시까지 공부하는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있다.
어느 글에 의하면 N. Thomas Wright는 지난 수 십 년간 하루에 4시간 이상을 잔 적이 없다고 한다. 라이트의 경우는 특별한 은사를 받은 예외로 보인다. 아무튼 세상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자기 분야에 매진하는 자들이 많고,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리고 연마하고 기력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쏟는 인간이 많다.
나는 그 한 예를 프린스턴신학교 명예교수인 마삼락(Samuel H. Moffett, April 1916~) 박사에게서 본다.
20년 전 77세 때 만났을 때 도서관에 있는 1.5평 남짓한 작은 방에서 책을 쓰며 직접 자료를 복사하고 계셨다. 그 때 대작 <아시아교회사> 1. 2권을 집필하셨음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나는 도서관의 그 골방 연구실에서 마 박사님께서 나를 위해 해 주신 기도로 지금까지 공부할 수 있었다. 그는 "역사하는 것, 힘들지만 재미있어요."라며 격려해 주셨다.
약 3년 전, 내가 프린스턴 자택을 방문했을 때, 95세 나이에, 밤에, 옛날 사용하던 386(?) 컴퓨터로 자신의 부친 <마포삼열 전기>를 집필하고 계셨다. 첨부하는 사진이 바로 그 사진이다. 그때 인터뷰를 한 시간 이상 촬영했는데, 부친이 평양에 도착했던 시절 이야기를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날짜까지 정확하게 기억하며 말씀하셨다.
공부는 장기전이다. 70이 넘어서도 길이 남을 대작품 두 권을 쓸 수 있는 한국의 학자들이 많으면 좋겠다. 그리고 90이 넘어서도 책을 쓸 수 있는 학자적 성실성과 건강을 견지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2012. 12. 2. 옥성득}
ⓒ옥성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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