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 게일의 변화, 이상재의 기개

사람은 변한다. 또한 변하지 않는다.

연동교회의 게일(James S. Gale) 목사를 대표적인 친일 선교사로 보는 것이 통설로 굳어져 있다. 

그러나 이상재 YMCA 총무가 삼일운동 이후 감옥에 들어가 있을 때인 1921년, 친구 게일은 이상재를 진정한 애국자로 칭송하면서 쓴 글의 말미에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이상재 선생은 일본의 통치에 대해서 No!를 분명히 하고, 웃으면서 게일과 작별하고 당당히 감옥으로 갔다. 

"수많은 용감한 지사들이 [감옥에서] 고통을 겪기 위해서 부름을 받았는데, 

나와 같은 늙은 개가 어찌 [길에서] 놀면서 돌아다닐 수 있겠습니까?"

감옥에 갈 때 이상재의 나이가 70세였다! 이상재는 1905년 55세에 회심하고 사람이 변했다. 이후 나라와 교회와 청년을 위해 헌신했다.

Gale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평이 있다. 그러나 그가 1910년대 일제의 통치를 겪으면서, 정치관, 문화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리고 1919년 삼일운동을 체험한 후 1920년대 그의 세계관과 문명관이 어떻게 변했는지 질문하는 연구자는 별로 없다.

지난 봄에 한 미국인 학생과 게일이 쓴 아티클 수 백 개를 읽었다. 그 학생은 게일의 변화를 추적하면서 꼼꼼히 모든 자료를 검토했다. 그 논문이 나오면 한국 기독교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우리는 너무 쉽게 한두 개 글만 보고 한 사람을 평가한다. 통설이나 남이 쓴 책을 너무 쉽게 믿지 말자. 각주가 적은 글이나 책에 휘둘리지 말자. 과거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한국인은 현재에 쉽게 휘둘린다. 한국은 지금 목소리 큰 사람, 각주를 달지 않는 사람, 표지와 내용이 다른 사람들이 판을 치고 있다. 3년 전에 한 말도 지키지 않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동시에 변화된 상황을 모르고 3년 전 자신의 말을 완고히 고수하는 자도 문제다. 그런 집단은 미래가 없다. 잘못을 시인하고 수정하지 않으면 수구가 된다. 

70이 되면 늙은 개로서 나라를 위해서 몸을 바칠 때이다. 몸 보신 대신 나라 보신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