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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지도, 그림, 사진

[신문사 사진 오류 1] 대한제국 대한적십자사 제복?

2019년 천지일보에는 개화기 조선과 대한제국 시대 여러 사진이 등장한다. 제공자의 오류인지 기자의 오류인지 알 수 없지만 여러 설명에 오류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래 사진을 놓고 1905년 고종황제의 칙령으로 설립된 대한적십사사의 사원들의 제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으로 보는 역사: 역사 속 군인(5)," <천지일보> 2019년 3월 9일

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609396

 

[사진으로 보는 역사] 역사 속 군인 (5)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군 의무병(1905)우리나라는 1903년 제네바협약에 가입한 후 적십자 활동을 시작했다. ‘황제의 지존하신 보호 아래 설립하고 빈곤한 병자를 구호하기 위한 목적을 다한다.’는 기치 아래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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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진 캡션: "군 의무병 1905 (제공: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 ⓒ천지일보 2019.3.8"

그 설명을 읽어보자. 소설이다.

군 의무병(1905): 
   우리나라는 1903년 제네바협약에 가입한 후 적십자 활동을 시작했다. ‘황제의 지존하신 보호 아래 설립하고 빈곤한 병자를 구호하기 위한 목적을 다한다.’는 기치 아래 설립된 대한 적십자는 원래 일본 적십자에 소속돼 있었다. 이후 1919년 하와이에서 적십자가 만들어지면서 독립한 것이 대한적십자의 모태다.
   사진을 보면 모자와 팔에 십자가 무늬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운데 있는 선교사의 팔에도 십자가 무늬가 있으며, 군 의무시술과 같은 것을 가르쳐줬다. 뒤에 보이는 건물은 병원(진료소, 1905년 창설된 적십자병원)이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왼쪽에 있는 두 사람의 오른손에 우산이 들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외국의 신식문물이 들어와 있음을 말해준다.

무엇이 오류일까?

1. 이들은 군인이나 군 의무병이 아니다. 따라서 큰 제목에서 말하는 역사 속 군인에 포함시킬 수 없다. 모두 민간인들이었다. 

2. 대한제국 적십자사에 사진 설명처럼 선교사가 왜 의사로 있을까? 가지가 한 번이라도 1905년 적십자사 설립 규정을 읽어 보았다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다. 

3. 뒤에 보이는 건물이 적십자사병원이라고 했는데, 이것도 가짜다. 적십자사 병원 사진은 온라인에 돌아다니니 기자가 검색만 한 번 해 보았으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아래 사진이 대한적십자사병원(1905-06)이다. 아 건물 앞에서 찍었다면 어찌 위와 같은 사진이 나오겠는가?

 

실제 원본 사진

온라인 잡지에 실린 캡션에는 분명히 평양의 웰즈 의사와 그의 콜레라대로 되어 있다. 

잡지 원본에서 스캔하면 좀 더 분명히 볼 수 있다. 

Edgar A. Forbes, “American Healing Around the World,”  World’s Work   (Dec. 1907): 9639.

1. 이 사진은 평양 북장로회 선교병원인 평양 제중원의 웰즈(Janmes Hunter Wells) 의사가 1895년 서울 콜레라 피병원의 경험을 되살려, 1905년 평양에서 콜레라가 유행할 때 조직한 평양적십자회 콜레라대(Cholera Corps)이다. 

2. 콜레라대는 적십자가 새겨진 모자, 왼쪽 팔에 태극기 아래 적십자가 새겨진 표식을 단 제복을 입었다. 이런 유니폼을 입고, 소독, 방역 교육, 환자 우송과 간호 등을 맡았다.  

3. 1895년 서울 콜레라 피병원 운영 때 언더우드와 웰즈 의사가 새문안교회 교인들을 훈련시켜 적십자 표식을 단 제복을 입히고 콜레라 소독, 방역, 교육, 환자 간호 등을 담당하게 했는데, 이때 서울 장안에 적십자는 "구원과 사랑과 자비의 상징'이 되었다. 그 결과 일부 정감록 신봉자 중에서 정감록의 십승지지(十勝之地)를 '십자가가 이기는 땅'으로 파자 풀이하는 자가 나오게 된다.

사진 오류를 막는 방법

1. 기자들은 사진 제공자에게 그 사진의 출처를 확인하고 신문 게재 때 그 출처를 반드시 적을 것. 제보자에게 의존하지 말고 출처를 확인한 후에 게재할 것. 

2. 사진 제보자는 출처를 밝힐 것. 사진을 책이나 잡지에 실을 때에도 반드시 출처나 고문서실을 밝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