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물/김교신

과거 50년, 향후 50년의 한국교회

80년 전(1936년) 김교신은 '금후의 조선 기독교'라는 짧은 글을 썼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 교회 50년은 형편없는 인간들에도 불구하고 은총과 이적의 역사로 그나마 흘러왔다. 50만 성도는 성령의 축복이 없이 된 이는 한 명도 없다. 과거 50년을 대표하는 인물은 대부흥의 길선주 목사였다. 

그러나 이제 사이비 성령으로 미혹하는 자들이 일어나 이성을 마비시킨다. 경계할 일이다. 첫 50년이 '성신 타입'이었다면 금후엔 '학구 타입'이 되어야 하겠다. 

식염수 주사를 맞듯이 부흥회로 열을 구하지 말고, 냉수를 끼얹어 차가운 머리로 학자적 양심을 배양하고 학문적 근거 위에 신앙을 재건할 때이다. 성신이든 학구든 성령의 도움이 없이는 안 된다. 성령의 도움으로 성신과 학구가 합금처럼 하나가 될 때 다가오는 순교의 시대를 견딜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오늘에 적용하면 해방 후 50년은 성장의 시대, 지난 20년은 정체와 쇠퇴의 시대였다. 한국 교회가 수많은 비리와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을 버틴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다. 

이제 남은 30년은 다시 성신('할렐루야' 개인 구원과 교회 성장과 성령 충만 추구) 타입과 학구('하나님의 나라'와 소수자 보호와 사회 정의 추구) 타입이 성령으로 하나 될 때, 대파국의 절망 시대를 견딜 수 있겠다. 

그러나 그의 기대와 달리 1936년부터 50년간 한국 교회는 머리가 뜨거운 성신 타입이 지배했다. 할렐루야를 외치며 개인 구원과 교회 성장을 외쳤다. 링겔 주사인 부흥회나 온갖 좋다는 수입 프로그램들을 주사로 맞으며 무리하면서 허세를 부려왔다.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하며 가난한 자의 복지와 사회 정의를 위해 헌신하며 한국 신학을 만드는 학구 타입은 소수에 머물렀다. 후자는 후자대로 성령의 능력을 잃고 은혜 실조에 걸렸다.

그리고 1987년부터 30년이 다시 흘렀다. 김교신이 꿈꾸었던 좌우의 합금. 성신파와 학구파의 합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올 한 해 형편없는 목사들에도 불구하고 은혜로 한국 교회가 그나마 지탱되었다.

2018년 기독교를 위해 성령학구파가 일어나야 하겠다. 성령으로 신앙과 학문이 合金이 되어야 눈에 보이는 교회들이 몰락하는 대파국의 절망 시대를 견딜 수 있을 것이다.

옥성득, 2017. 11. 30. 13:04 

아래는 김교신 전집 초판에 실린 원문이다.
김교신, "금후의 조선 기독교 ," 1936년 2월에 쓴 글, <김교신전집> 1, 12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