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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 교수의 글 /성경 묵상과 설교

너희가 가진 ‘물’을 제단에 세 번 가득 부어라

열왕기상 18

갈멜산 위에서 하나님의 선지자 엘리야와 바알/아세라 제사장 850명이 대결한 이야기는 주일학교 때부터 들은 유명한 사건이다. 바알/아세라 제사장들이 온갖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후, 엘리야가 기도하니 바로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제단 위 송아지를 불태우고 제단 아래 도랑 물까지 다 말랐다. 이로써 야훼 하나님이 참 하나님임이 증명되었고, 바알/아세라 제사장들은 다 죽임을 당했다.

질문 

그런데 이 드라마틱 이야기에서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던 부분이 있으니, 불이 아니라 바로 이다. 3년 간 비가 오지 않았는데 (지금 서울에 3년 간 비가 안 오고 수도물이 극히 제한적으로 공급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매일 집을 나설 때 물 몇 병은 반드시 챙기지 않을까?) , 갈멜 산 정상에 마련된 제단 위에 네 개의 물항아리물을 가득 채워 세 번이나 흠뻑 적시도록 부었다면, 과연 제단에 부은 그 물은 어디에서 구했을까?

우리의 상황

1. 9월 10일은 1938년 평양에서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신사참배를 최종 결정한 날이다. 일제가 한국 민족주의의 최후 보루인 기독교를 굴복시키려고 획책한 신사참배 강요였다. 1911년 105인 사건과 1919년 삼일운동을 주도한 서북 기독교가 눈에 가시였기에 이들을 누르기 위해 강요했다. 

2. 곧 추석이다. 신사참배와 제사, 우상숭배, 조상 공경, 참 하나님 예배를 생각하는 때이다. (참고 옥성득, “유교 제사에 대한 개신교의 태도: 추도식과 신사참배, 1895-1940,” 『좋은나무』, 2019년 9월 6일:  https://cemk.org/14327/?fbclid=IwAR2MpmY4b2GyajNoFfnRXKanOl3eQpmxrAxUP0-cLjgQnMvlWTGDIo_t7OQ)

 

유교 제사에 대한 개신교의 태도: 추도식과 신사참배, 1895-1940(옥성득)

현존 교회사는 개신교가 제사 문제에서 관용이나 타협 대신 처음부터 엄격한 금지 정책을 채택했다고 서술해 왔다. 비록 일제 강점기 말에 총독부의 강압으로 일본 조상신을 섬기는 신사(神社)참배를 종교 의례(우상숭배)가 아닌 국가 의례(시민 의무)로 수용했으나, 해방 이후에는 제사 금지 정책을 견지하면서 초기의 제사 금지론과 일제 강점기 신사참배 반대 운동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동아시아와 한국에서 제사 신학의 역사는 간단하지 않으며, 교회의 정책은 변화해 왔

cemk.org

3. 한국 교회가 기복, 번영 신앙에 빠져 물신을 숭배하는 우상숭배의 죄를 범하고 있다. 이세벨이 세운 번영의 신 바알과 아세라 신에 교인부터 목회자까지 절하며 성적 타락이 심각하다. 한국 교회에 영적 기근이 심해서 교인들이 최후의 만찬을 나누고 교회를 떠나고, 교회 문을 닫고 있다.

4. 일본이 한국을 굴복시키려고 경제 전쟁을 일으키고 압박하고 있다. 

엘리야의 상황

1. 아합의 왕비가 된 이세벨은 바알 제사장 450명과 아세라 제사장 400명을 데리고 와서 그 신들을 섬기게 하고, 야훼의 제단은 모두 파괴하고, 야훼 제사장들을 죽였다.

2. 엘리야는 아합에게 몇 년 간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떠났다.

3. 엘리야는 그릿 시냇가에 살면서 까마귀가 가져오는 음식으로 살다가, 시냇물이가 마르자 사르밧 과부에게 갔다. 과부는 마지막 남은 밀가루와 기름으로 떡을 만들어 엘리야에게 주고 죽기로 결심한다. 엘리야는 떡을 먹은 후 음식이 끊어지지 않는 기적과 죽은 과부의 아들을 살리는 기적으로 과부의 헌신에 복을 내린다. 과부는 야훼가 참 하나님임을 고백했다.

4. 우상숭배로 인해 유다와 사마리아에는 3년 간 비가 오지 않고 기근이 계속 된다.

5. 아합 왕궁을 지키는 고관 오바댜가 야훼를 섬기는 “선지자 백 명을 가지고 오십 명씩 굴에 숨기고 떡과 물을 먹였다.” 남은 자들이 있다. 엘리야, 오바댜, 100명의 차세대 선지자.

사건: 갈멜산에서 대결

1. 엘리야의 대결 제안: 갈멜산에서 이스라엘 12지파가 다 모인 자리에서 엘리야와 바알 제사장들이 제단을 만들고, 각 뜬 송아지를 올려 놓고, 각자의 신에게 기도하여 불이 내려와 번제를 흠향하는 신이 참 신임을 증명하자고 제안했다. 수용되었다. 한 쪽이 이기면 다른 쪽이 죽는 상황이 되었다. 민족의 생사, 신앙의 생사가 걸린 싸움이다. 타협이 없는 외통수 수순이다.

2. 바알 아세라 제사장들의 헛 제사: 그들은 아침부터 낮까지 바알의 이름을 불러 이르되 “바알이여, 우리에게 응답하소서!” 하나 아무 소리도 없고 아무 응답하는 자도 없으므로, 그들이 그 쌓은 제단 주위에서 뛰놀더라. 정오에 이르러는 엘리야가 그들을 조롱하여 이르되 “큰 소리로 부르라. 그는 신인즉 묵상하고 있는지, 혹은 그가 잠깐 나갔는지, 혹은 그가 길을 행하는지, 혹은 그가 잠이 들어서 깨워야 할 것인지.” 하매 이에 그들이 큰 소리로 부르고 그들의 규례를 따라 피가 흐르기까지 칼과 창으로 그들의 몸을 상하게 하더라. 이같이 하여 정오가 지났고 그들이 미친 듯이 떠들어 저녁 소제 드릴 때까지 이르렀으나 아무 소리도 없고 응답하는 자나 돌아보는 자가 아무도 없더라.

3. 엘리야의 참 제사: 엘리야는 무너진 야훼의 제단을 수축하되 야곱의 아들들의 지파의 수효를 따라 엘리야가 돌 열두 개를 취하니, 이 야곱은 옛적에 야훼의 말씀이 임하여 이르시기를 네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하리라 하신 자더라. 그가 야훼의 이름을 의지하여 그 돌로 제단을 쌓고 제단을 돌아가며 곡식 종자 두 세아를 둘 만한 도랑을 만들고, 또 나무를 벌이고 송아지의 각을 떠서 나무 위에 놓고 이르되,

“통 넷에 물을 채워다가 번제물과 나무 위에 부으라”  하고 또 이르되

“다시 그리하라.” 하여 다시 그리하니, 또 이르되

“세 번째로 그리하라.” 하여 세 번째로 그리하니, 물이 제단으로 두루 흐르고 도랑에도 물이 가득 찼더라.

저녁 소제 드릴 때에 이르러 선지자 엘리야가 나아가서 말하되,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의 하나님 야훼여, 주께서 이스라엘 중에서 하나님이신 것과 내가 주의 종인 것과 내가 주의 말씀대로 이 모든 일을 행하는 것을 오늘 알게 하옵소서. 야훼여, 내게 응답하옵소서. 내게 응답하옵소서. 이 백성에게 주 야훼는 하나님이신 것과 주는 그들의 마음을 되돌이키심을 알게 하옵소서.” 하매 이에 야훼의 불이 내려서 번제물과 나무와 돌과 흙을 태우고 또 도랑의 물을 핥은지라.

4. 결과: 모든 백성이 보고 엎드려 말하되 “야훼 그는 하나님이시로다. 야훼 그는 하나님이시로다.” 하니, 엘리야가 그들에게 이르되 “바알의 선지자를 잡되 그들 중 하나도 도망하지 못하게 하라.” 하매 곧 잡았다. 엘리야가 그들을 기손 시내로 내려다가 거기서 죽였다.

묵상: 물은 어디에서 났는가?

1. 물이 보물: 갈멜산에 모인 12지파 사람들은 각자 마실 물을 허리에 차고 왔다. 3년 가뭄에 집집마다 사람마다 물을 찾고, 물을 보관하고, 물을 휴대하는 일에 모든 정신을 쏟았다. 물이 보물이요 생명이었다.

2. 올인 헌신: 엘리야는 그들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물을 제단에 바쳐서 가득 붓게 만들었다. 마른 땅에 도랑을 깊이 파고 물이 가득 차서 넘칠 정도로 채우려면, 사람들이 그날 마시려고 가지고 온 물을 다 바쳤다. 그들은 사르밧 과부처럼 이제 이 물을 바치고 죽자고 결단하는 마음으로 물을 바쳤다. 올인 희생이었다. 성전에서 엽전을 바친 여성들과 같이 빈 손이 되는 헌신이었다.

3. 세 번 반복: 헌신은 반복적, 습관적, 정기적 드림으로 강화된다. 콩나물에 물 주듯, 반복적 헌신으로 신앙이 자라고 인격이 변한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행복하다.

4. 나에게 주어진 길: 그 길을 걸어가야겠다. 그 순례의 길에서 3년 기근이 닥쳐서 마실 물을 구하기 어려운 위기의 때가 지금이요, 마지막 밀가루와 기름으로 떡을 구워서 하나님께 드리고 죽겠다는 각오가 필요할 때가 지금이다. 교회가 망하고, 맘몬 우상을 섬기는 제사장들이 대형 신전을 차지하고, 선지자들을 죽이는 시절이다. 변두리 동굴에 숨어서 까마귀가 물어주는 음식과 물로 생명을 부지하는 차세대 선지자 100명이 남아 있다. 십시일반 물을 모아서 제단에 부을 때이다. 관제와 같이 마지막 시간을 주께 드릴 때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도 중요하지만, 내 허리에 찬 물병을 비워 항아리에 채우는 일도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중요하다. 10년, 20년, 30년 꾸준히 제단이 젖도록 물을 부을 일이다. 그 후에 야훼의 불이 내릴 것이다. 하늘의 불을 구하기 전에, 내 손에 든 물을 항아리에 붓자. 생사를 건 싸움이다. 

마실 물까지 다 바친 후, 그 물이 다 태워서 말라버린 후, 비가 오기 시작했다.